등록금 반환 요구 들끓는데..대학교 빈부격차 어쩌나

조문희 기자 2020. 7. 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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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가 들끓고 있다.

건국대학교에서 전국 최초로 등록금 일부 반환을 결정하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건국대학교의 적립액은 2018년 교비회계 기준 772억원 가량으로, 전국 28위 규모다.

때문에 등록금 반환 요구가 커질수록 재정자립도가 약한 대학들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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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곳간, 학교별 2000배 차이
가난한 대학에 등록금 반환 언감생심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가 들끓고 있다. 건국대학교에서 전국 최초로 등록금 일부 반환을 결정하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가난한 대학'에 등록금 반환은 언감생심이다. 대학가에서는 등록금 반환도 '부자 학교'만 가능하다는 자조가 나온다.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전국 4년제 사립대학의 2018회계연도(2018년3월~2019년 2월)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학별 빈부격차는 극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내 유보금 격인 대학 적립금을 기준으로 보면, 같은 지역 내에서 최대 2000배 넘게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전국 154개 4년제 사립 대학교 중 11곳은 적립금 자체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이곳 모두 비수도권 대학이었다. 

지난달 2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전국 대학학생회 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상반기 등록금 즉각 반환 전국 대학생 분노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대학이 쌓아둔 돈, 학교별로 2000배 넘게 차이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건국대학교의 적립액은 2018년 교비회계 기준 772억원 가량으로, 전국 28위 규모다. 1위는 홍익대학교로 7796억여원을 쌓아뒀다. 반면 같은 서울 지역 4년제 대학교인 한국성서대학교의 교비회계 적립액은 3억5900만원에 불과했다. 1위 대학에 2171배 못 미치는 수준이다. 

ⓒ 시사저널 양선영

연 수입액 역시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다. 2019년회계연도 기준 교비회계 수입액을 보면, 건국대학교는 3762억여원의 수입을 거둬 전국 7위를 기록했다. 교비회계 수입이란 등록금, 전입금, 기부금, 국고보조금, 산학협력단 및 학교기업전입금, 부대수입 등을 합한 것을 말한다. 1위는 연세대학교로, 무려 915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같은 서울 지역 4년제 대학인 서울기독대학교의 교비회계 수입액은 71억여원에 불과했다.

ⓒ 시사저널 양선영

때문에 등록금 반환 요구가 커질수록 재정자립도가 약한 대학들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 움직임으로 가뜩이나 수입이 줄었는데, 여기에 코로나19로 재정손실이 발생하면서 등록금 반환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소규모 지방 대학일수록 등록금 반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금 반환도 '부익부 빈익빈'…혈세로 부자학교 배불리기 비판

이 같은 대학 간 재정자립도의 차이 때문에 정부는 2718억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등록금 반환 관련 지원을 펴기로 했다. 교육부는 등록금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학과 학생이 조율해 해결하라는 입장이지만, 등록금 반환 자구책을 마련한 대학들에 한해 간접적으로 재정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다만 해당 예산이 부자 대학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정 여력이 없어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한 대학이면 몰라도, 수천억의 적립금을 보유하는 등 재정이 여유로운 유명 사립대학에까지 혈세를 투입할 필요는 없단 이유에서다. 때문에 혈세를 투입해 등록금 반환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결과(18세 이상 성인 9705명 대상, 응답률 5.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를 보면, 62.7%가 정부 지원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 의견은 25.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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