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불명 악취까지..일본 대지진 전조에 떤다

도쿄/이태동 특파원 입력 2020. 7. 2. 16:24 수정 2020. 7. 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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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대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신음하는 가운데 일본에선 또 다른 재앙, 대지진 발생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달 사이에 대지진을 예고하는 전조(前兆) 현상이 뚜렷하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최근 중요한 전조 현상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게 지난달 4일 도쿄도 인근 가나가와현 미우라 반도에서 벌어진 악취 사건이다. 이날 저녁 미우라시 소방 당국에는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 ‘화학 약품 악취가 진동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500건가량 접수됐다. 닛칸 겐다이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에 가스 관리자까지 나서서 사건을 조사했지만 원인 불명으로 결론이 났다.

리츠메이칸대학 환태평양 문명연구센터 다카하시 마나부 특임교수는 이에 대해 “지각 변동에 따른 냄새 발생은 상식”이라며 “미우라 반도 지역의 단층 이동으로 암석이 무너져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냄새 외에도 전자파가 발생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겐다이에 말했다. 실제로 1995년 고베대지진 당시에도 한 달쯤 전부터 타는 듯한 냄새가 여러 차례 확인됐었다고 한다. 미우라 반도 지역의 사가미 해곡(海谷)은 1923년 관동대지진의 진원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달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4 이상의 지진 목록 중 일부.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원래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이지만 최근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느는 것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 자료를 보면 5~6월 두 달 기준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2017년 55건, 2018~2019년 각각 70건, 올해 78건 일어났다. 올해 6월에만 41건이다.

특히 지난 25일 새벽 지바현 앞바다에서 일어난 규모 6.1의 지진으로 수도권 일대 주민들이 잠에서 깨 공포에 떠는 일이 있었다. 이 지진으로 인한 최대 진도(지진 에너지로 인한 흔들림 정도)는 5약(弱)으로, 사람이 제대로 걷지 못하고 가구 등이 쓰러지는 수준이었다. 실제 일부 철도 노선이 운행 중단되고, 80대 여성이 집에서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시마무라 히데키 특임교수는 석간 후지에 “앞으로는 (수도권에서) 규모 7~8급 지진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리히터 규모 7은 규모 6보다 에너지가 32배 강한 지진이다. 대재앙의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대지진과 관련해 올 7월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다카하시 교수는 주간지 프라이데이에서 “5월 20~22일 규모 3 전후의 지진이 도쿄만(灣)에서만 7번 발생했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런 경우 2개월 정도 평온한 시기를 보낸 뒤 같은 장소에서 또 중규모 지진이 있으면, 사흘 안에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오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 사례를 적용했을 때 올해 7월 중~하순 도쿄만에 지진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고베대지진 당시 악취 사건과 지진 발생 사이 한 달의 시차가 있었듯 미우라 반도 악취 사건(6월 4일) 이후 한 달 후가 위험하다는 얘기도 있다.

공포심이 확산하면서 일반인들도 이상 자연현상 등에 주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대지진 전에만 찾아온다는 심해어종 메가마우스(넓은 주둥이 상어)가 지난 12일 지바현에서 발견됐다는 소식, 하천에서 물고기가 수면 위로 튀는 지방하천 관리 기관의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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