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철인 소녀 故 최숙현, 가해자 뻔뻔함에 절망

이준희 2020. 7. 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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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 지난 2013년 KBS 뉴스를 통해 최고의 철인이 되겠다며 꿈과 희망을 이야기했는데요.

반복적 가혹 행위로 고통을 겪었지만 가해자들의 뻔뻔한 태도와 체육회 등의 미온적이고 뒤늦은 대처로 끝내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숙현/선수/2013년 KBS 뉴스 인터뷰 당시 : "긴 시간동안 숨이차지만, 자신을 이길 수 있는 과정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7년 전 앳된 얼굴의 최숙현 선수는 철인 3종의 재미를 막 느끼기 시작한 꿈나무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철인 3종 샛별의 초롱초롱하던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사건 당일까지 가혹 행위를 부인하는 가해자들의 뻔뻔한 태도에 절망했습니다.

[고 최숙현 씨 팀 동료 : "(대한체육회)인권위에서 연락이 왔는데 가해자들이 부인을 하고 있다 라고 얘기를 했죠. 기분이 바닥을쳤다. 내가 죽어야 이 싸움이 크게 될려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언니가 말했어요."]

최 선수는 경찰과 대한체육회 그리고 협회에까지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조사는 지지부진 했고, 결국 협회에 진정을 낸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 "이미 대한체육회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저희가..."]

청와대 홈페이지엔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고, 수만 여명이 분노를 표했습니다.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대통령까지 나서자, 결국 최윤희 문체부 차관이 대한체육회를 찾았습니다.

[최윤희/문체부 2차관 :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선 선수 출신으로서, 체육 행정을 담당하는 2차관으로서 누구보다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특별조사단을 꾸려서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하고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조사 중이라도 선제적 처벌로 철퇴를 가하겠다며 뒤늦게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 "책임을 통감하고 폭력이 사라져야할 체육계에서 이런일이 재발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고인의 진정을 받고도 미온적이던 철인3종협회는 뒤늦게 오는 6일 스포츠공정위를 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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