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 산골 괴성에 中 발칵..'새소리'라는데 맞아?

박성훈 2020. 7. 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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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웨이닝(威宁)자치현의 산 속에서 나는 괴이한 소리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리의 정체를 놓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전문가들까지 파견해 조사에 나섰다.

중국 베이징TV(BTV)는 2일 구이저우성 슈수이향(秀水鄕) 다산(大山)리 마을 산골짜기에서 기이한 소리가 나는 영상이 웨이보(微博ㆍ중국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수백 명의 주민들이 산에 올라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웅성대고 있는 모습이다.

산 전체를 울리며 “우우...”, “우우웅...” 하는 소리는 계속해서 반복된다. 사람들은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여기저기 고개를 둘러보고 있으며 휴대폰을 꺼내 촬영을 하기도 했다. BTV는 네티즌들이 이를 “용 울음소리”라고 부른다며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리가 지난 6월 말부터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다른 영상들도 올라오고 있다.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더우인(抖音ㆍ틱톡)에 올라온 한 영상에 따르면, 같은 산에서 들리는 소리인데 보다 굵고 둔탁하다. 영상 중간에 이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은 “큰일이네, 큰일이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영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웨이닝현 선전부 관계자는 중국 봉황TV의 취재에 “성내 전문가가 상황을 조사했는데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자연 지형에 바람이 통과하면서 나는 소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산 주변에 움푹 패인 곳에 바람이 통과하면서 나는 소리라는 것이다. 이어 “다른 가능성은 동물의 소리일 수 있는데 구체적인 것은 현재 더 조사를 해봐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이한 소리가 들린 구이저우성 웨이닝현 슈수이향의 산 모습 [신랑닷컴 캡쳐]

중국 구이저우성 지질광물국도 추가 현장 조사를 벌인 뒤 3일 오전 “미확인 소리가 나고 있는 주변의 지질 활동에는 이상이 없으며 산사태나 지진 등의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날 오후 중국 국무원 소속 생물 전문위원과 구이저우성 야생동식물관리국장이 현장을 방문해 "알 수 없는 소리의 원인은 세가락메추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주민들이 녹음한 소리와 목격담, 새의 음원 분석을 비교한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 구이저우성은 세가락메추라기의 주요 서식지로 번식기에 우는 소리가 나타난다고도 했다.

자신을 조류전문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올린 소리 영상을 보면 실제 매우 비슷하게 들린다. 다만 산에서 새소리가 저렇게 크게 들릴 수 있을까 하는 점은 여전히 의문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둔탁한 소리가 들리는 두번째 영상과 관련해 2018년 동물원에서 촬영된 호랑이 소리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첫번째 영상과 달리 두번째 영상에선 소리가 합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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