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한국에 보복해도, 트럼프 안도와줄 듯"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2020. 7. 4. 03: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고록 낸 존 볼턴 인터뷰
/김지호 기자

존 볼턴〈사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 시각)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수차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1년 5개월간 백악관에서 함께 일했지만, 그의 정책과 본심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한국에 대해 과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같은 경제적 보복을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다.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은 지난달 23일 백악관의 혼란상을 적나라하게 그린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을 출간했다. 회고록은 출간 첫 주에 78만부가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추진을 밝혔다. 실제로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트럼프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한참 뒤져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깜짝 이벤트)'를 시도할 것이 걱정된다.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한다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줄이는 어떤 거래도 큰 실수가 될 것이다.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까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할 수 있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그(트럼프)는 해외 주둔 미군이 너무 많다고 본다. 아마 9000~1만명에 이르는 독일의 미군이 폴란드 등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을 대차대조표적 관점에서 생각한다."

―올 11월 대선 전에도 감축이 가능한가.

"정치인이 재선이 매우 어려워 보일 때는 도박을 하는 일도 있다. 나는 그것(주한미군 감축)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선 직전인) 9월과 10월을 바라보면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미국 관리들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미국을 선택했을 때, 중국이 보복하면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한국에 대한 협상 지렛대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은 공화당 철학과 다르다. 그래서 올 11월에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한·미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트럼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상할 수가 없다. 그의 첫 번째 임기엔 외교안보 분야에서 공화당의 반발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그가 재선되면 방어막이 사라진다."

―회고록에서 '1차 미·북 정상회담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는데.

"한국의 입장은 언제나 비핵화보다 통일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핵화) 협상에 들어가는 어색한 방법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다. 북한이 얼마 전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다시 한번 이를 확인했다."

―미·북 정상회담이 허사로 돌아간 것은 김정은의 의도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인가.

"문 대통령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것(북한의 약속)을 (미국에) 전달했든 미·북 정상회담은 허사였을 것이다. 북한의 정책은 지난 30년간 변하지 않았다. 그들(북한)은 결코 지키지 않을 약속을 (협상에서) 했고, 이를 통해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원했다. 북한은 핵 포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북한은 우리 모두를 속였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