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수건·휴지'로 생리대.."엄마들이 재봉틀 돌려 도울게"|한민용의 오픈마이크

한민용 기자 2020. 7. 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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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 오픈마이크는 '생리대' 얘기입니다. 4년 전, 많은 어른들에게 큰 부끄러움을 안겼던 깔창 생리대.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으로 대신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이 사연으로 사회가 큰 충격을 받자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며 나는 휴지를 돌돌 말아 썼다, 수건으로 대체했다. 이런 아이들의 비슷한 사연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이후 정부 지원이 이어졌는데요. 우리 아이들, 요즘은 좀 어떨까요.

오픈마이크에서 담아왔습니다.

[기자]

생리를 시작한 뒤, 걱정이 더해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생리대가 너무 비싸니까, 한두 푼이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씩…]

[위생이 엄청 중요하니까 한두 시간에 한 번씩 계속 갈아야 하잖아요. 근데 그럴 때마다 계속 갈면 금방 쓰니까.]

그래서 찝찝하고 몸에 좋지 않은 걸 알면서도 아껴 써야 합니다.

[(하루에) 7~8개 정도 쓰고, 일주일보다 더 오래 하는 달도 있고. 근데 하나에 4천원 넘고 그러니까. 그냥 (하루에) 두세 번 갈고…]

양호실을 찾았다가 창피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

[애들 (다 있는데) 대놓고 '너 이게 마지막이니까 생리대 가지러 오지 말라'고 막 그렇게 화내서…사고 싶은 마음은 너무 굴뚝같은데 못 사니까. '왜 이렇게 태어나서' 혼자 위축될 것 같고…]

정부가 만 11세~18세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아이들에게 한 달에 1만 1천 원씩 지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이 한 달 평균 필요하다는 50개를 사려면 여기서 제일 싼 걸 고른다 해도 1만 1천 원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나선 엄마들도 있습니다.

집에서 재봉틀을 돌리며 생리대 파우치와 온열팩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걸 판 돈으로 생리대를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김미경/마더굿즈 봉사자 : 아예 학교 안 가고 생리기간 2~3일 정도는 집에만 있는 아이들도 있어요. 수건으로 집에서 그냥 생리 끝날 때까지 안 나오는 친구들도…]

[김혜정/마더굿즈 봉사자 : 화장실에 보면 화장지 있잖아요. 돌돌돌 말아가지고 생리대 대용으로 쓰는 경우도 제가 직접 본 적도 있고.]

요즘은 코로나로 바자회를 못 열지만, 알음알음 팔고 있습니다.

[김미경/마더굿즈 봉사자 : 저희가 팔고 기금 모아서 구입한 생리대예요. 다 유기농 생리대고 사이즈별로.]

[배미란/마더굿즈 봉사자 : 1만 1000원을 가지고 아이들이 살 때는 정말 제일 싼 거를 사서 쓰게 돼요. 저희는 엄마 마음이니까 좋은 걸 주자, 그래서 유기농으로.]

엄마 마음을 담은 손편지에 작은 선물까지 담아 한창 예민한 나이, 위축됐을 아이들 마음을 위로합니다.

[김윤경/마더굿즈 봉사자 : 선물! 박스 딱 열었을 때 기분이 좋겠죠.]

따뜻한 기부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고, 서울 강남구처럼 아예 학교마다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해 누구나, 언제든 무료로 뽑아 쓸 수 있도록 한 지자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소외되는 아이들이 많기에, 결국은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김미경/마더굿즈 봉사자 : 생리대만큼은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은 없어야…똑같이 공평하게, 지금의 무료급식처럼 된다든지.]

[너무 슬퍼요. 다른 애들은 거의 다 (마음껏 생리대를) 갈 거 아니에요. 근데 한두 번 가니까 좀 뭐라 해야 되지, 약간 제가 좀 불쌍해 보이고…]

여성가족부 측은 1년 사이 지원금을 1만 500원에서 1만 1000원으로 '500원' 늘렸다며 내년에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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