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만두·두부' 종주국 만리장성 넘었다..온라인의 힘

김종윤 기자 2020. 7. 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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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왕교자' 징동닷컴 시장 점유율 선두
풀무원 법인 10년 만에 흑자 "가공두부 설비 완비"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 CJ제일제당은 2019년 중국 법인에 '온라인 사업팀'을 꾸렸다. 현지 유통 시장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 심리가 완화됐고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힘을 줄 적기라는 판단도 있었다. 2011년 인수한 현지 식품기업 '지상쥐'가 힘을 낸 것도 CJ제일제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온라인쇼핑몰 1위 티몰에서 2018년부터 덮밥소스류 점유율 선두에 올라선 것이다. 지상쥐와 온라인 사업 경험을 공유하며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던 전화점을 맞은 셈이다.

한국 만두·두부가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술력과 중국 온라인 입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성과가 빛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CJ제일제당 만두는 종주국 제품을 밀어내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풀무원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가공두부를 앞세워 진출 10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에도 비대면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온라인 진출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CJ제일제당·풀무원, 온라인 강화해 中 시장서 존재감 높여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가 중국 온라인 2등 업체 징동닷컴 교자·완탕 부문에서 지난 4월(31%)과 5월(33%)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소비문화는 국내와 비슷하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흐름은 더 빨라졌다. 대형마트 대신 비대면 창구로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국내 기업이 현지 온라인 입점을 늘리고 이벤트를 강화한 이유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강화를 위해 현지 업체를 인수하고 별도 팀을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 결과 중국 가공식품 매출은 올해 1분기 810억원으로 전년(568억원) 대비 42% 성장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대전 '618 행사'에서 비비고 매출이 1년 만에 6배 이상 오른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 온라인몰 입점을 본격화한 이후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며 "비비고 왕교자뿐 아니라 국물요리·떡볶이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도 중국 진출 10년 만에 흑자를 냈다. 현지법인 푸메이뚜어식품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온라인몰 티몰과 허마셴셩에 전략적으로 두부를 포함한 다양한 HMR을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 영업이익 숫자는 크지 않지만 수년간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에 의미가 깊다.

중국 전역에 두부를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것도 풀무원이 유일하다. 지난달 신규 공장 설립에 돌입했다. 높아진 두부 수요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중국식품 유통은 코로나19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며 "가공두부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중국 시장에서 성장과 수익을 모두 잡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풀무원)© 뉴스1

◇ 中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 2배 성장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사드 보복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기업은 현지 법인을 철수하며 발을 뺐다. 하지만 K-푸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분위기는 회복됐다. 소비문화 변화도 계기가 됐다. 위생적인 이미지가 강한 한국 식품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온라인 업체가 한국 기업 의견을 반영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요구가 강했던 과거보다 국내 업체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온라인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비대면 산업 시장 규모를 약 7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업계도 온라인 전략적 강화뿐 아니라 현지인 입맛에 맞는 제품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이 만두소를 국내와 달리 옥수수·배추로 채운 것은 현지인 식습관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풀무원도 두부를 얇게 펴 수분을 뺀 포두부 생산 시설을 현지에 완비했다. 중국인은 일반적인 물포장 두부보다 가공두부를 더 즐겨 먹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품군을 다양화하면서 중국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현지인이 품질 위주로 상품을 선택하는 성향에 따라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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