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압도할 최강 무기..국산 전투기 'KF-X' 등장하나 [박수찬의 軍]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시제품이 완성된 상태다. 엔진과 전자장비를 비롯한 구성품들도 조립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장비는 내년에 모습을 드러낼 시제 1호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하지만 KF-X의 핵심인 항공무장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정부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미국제 항공무장 중 상당수가 KF-X에 체계통합되지 않고 있다. 무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KF-X는 훈련기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운용 주체인 공군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KF-X 무장에 변화 가능성
현재 KAI 주도로 개발이 진행중인 KF-X의 치명적인 문제는 무장 장착이다. 미국 정부의 비협조로 미국산 정밀유도폭탄(JDAM)과 영국 MBDA 미티어, 독일 IRIS-T 공대공미사일 장착만 확정된 상태다. 미국이 태도를 바꾼다고 해도 F-35A에 쓰이는 무장과 큰 차이가 없다.
F-35A는 강력한 스텔스 성능과 실시간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F-35A 개발 당시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탑재한 것도 절대적인 스텔스 우위 덕분이다.
KF-X에 탑재되는 미티어 미사일은 현재 상황에서 이같은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무기다. 음속의 4배가 넘는 속도로 최대 200㎞ 떨어진 적기를 격추할 수 있다. 미티어 미사일이 KF-X의 공중전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반면 최신형 AIM-120은 160㎞를 날아간다. 미국이 AIM-260을 실전배치하면 AIM-120은 한 세대 이전 무기로 전락한다.
문제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25㎞인 IRIS-T는 최신형 AIM-9보다 사거리가 짧다. 노르웨이 공군 F-16과 태국 공군 그리펜 등 4세대 전투기에만 쓰이고 있어 4.5세대인 KF-X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를 비롯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이 탑재되면 전략적 억제능력은 더욱 강화된다.
공군이 F-15K에 타우러스를 장착할 때 21개월이 걸렸다. 반면 KF-X에 타우러스를 장착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12개월에 불과하다. 미국 보잉이 만든 F-15K와 달리 KF-X는 국산 전투기인 만큼 체계통합 절차가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성능이 검증된 타우러스와 미티어, 아스람 미사일을 갖추면 전투력을 높이면서 KF-X 개발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술 축적과 방위산업 육성 차원에서 1차 생산 물량은 타우러스와 미티어, 아스람 미사일을 탑재하되 2차 생산 물량은 국산 중거리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00% 국내 개발은 리스크가 크다. 개발을 완료해도 감항인증을 받아야 하고 KF-X에 탑재해 성능시험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 알 수 없다. 미사일 개발경험을 갖춘 영국의 미티어 미사일 개발기간이 25년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KF-X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실전 배치하기까지는 많은 리스크가 남아있다.
전투기를 매개로 다수의 유럽 업체가 지분을 보유한 채 개발과 생산, 판매에 참여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해 리스크를 분담하면서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를 얻었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 정부도 직간접적으로 자국 방산업체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부도 리스크 분담에 참여하는 셈이다.
현재 KF-X 개발은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 진입한 상태다. 공군 전투력을 강화하면서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첨단 항공무장 장착과 리스크 감소 전략이 필수다. 공군과 KAI 등 방산업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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