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운동권 586도 강남아파트 집착"

"노영민, 강남 불패 시그널 준 것"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주 아파트를 팔고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며 “노 실장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는) 팔라고 강하게 주문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강남 집값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는다”며 “‘강남 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저는 강남은커녕 서울에 집이 없다.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가 있다”며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는 의사인데 왜 유혹이 없었겠느냐”며 “하지만 공인이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0년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구인 목동 아파트 전세를 얻었지만 2002년 전세값이 너무 올라 할 수 없이 융자를 끼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샀다. 생애 첫 내 집이었다”며 “2014년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그 집을 팔고 고향 제주도로 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 집을) 팔지 말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집 없는 사람의 불안과 내 집 마련의 꿈조차 포기하는 청년 세대의 좌절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대다수 국민이 집에 집착하고 청년 세대가 절박한 심정으로 ‘영혼까지 끌어와서’ 부동산 투자하는 걸 비난할 수도 없다. 정치인과 관료들도 그러는데 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도 강남 아파트를 가진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며 “부동산 정책을 말하려면 저부터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