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터진 아이돌 서열 문화..'멤버 괴롭힘' 논란 AOA 지민 탈퇴

이유진 기자 2020. 7.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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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 위계가 사태 키워" 지적
책임 회피 소속사에 비판 목소리도

[경향신문]

아이돌 그룹 AOA 동료 멤버였던 배우 권민아(27)를 괴롭혔다는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지민(29·사진)이 팀을 탈퇴한다. 일각에선 멤버 간 괴롭힘 문제를 방치한 소속사와 아이돌 산업 이면에 존재하는 상명하복식 서열문화가 근본 원인이란 지적도 나온다.

AOA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5일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일체의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민은 2012년 데뷔한 AOA의 리더이자 메인 래퍼로 활동해왔다.

FNC는 “지민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AOA 멤버였던 배우 권민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3일 지민 때문에 AOA를 탈퇴하게 됐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지민은 권민아에게 사과했으나 사과 방식도 논란이 됐다.권민아 소속사 우리액터스에 따르면 그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이전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우리액터스 관계자는 “현재 안정을 찾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지민의 그룹 탈퇴 소식에도 AOA의 소속사 FNC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권민아가 지민으로부터 10년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백한 만큼 소속사가 AOA 멤버들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권민아는 폭로 글에서 FNC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불편한 속내도 털어놓은 바 있다. 일부 누리꾼들과 AOA 팬들은 소속사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 누리꾼은 “마찬가지로 책임을 져야 할 소속사가 가해자로 지목된 멤버를 은퇴시켜버리고 상황을 정리하는 입장이 된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 AOA 팬은“가해자 한 명에게 모든 걸 떠넘기고 소속사는 책임에서 발을 빼려는 것 같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돌 산업 내 상명하복식 위계 문화가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폭로된 내용이 일정 부분 사실이라면 소속사에서 멤버들 간 불화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그룹 내 서열이 잡히고 상명하복식 위계가 형성되면 멤버 개개인에게 일일이 신경 쓰는 것보다 편한 부분이 있다. 일부 소속사들은 그런 문화를 일부러 조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 ㄱ씨는 “아이돌 산업 내부에 서열 중심주의가 심각하다”고 했다. ㄱ씨는 “연습생 시절부터 서열을 정해주고 연장자 혹은 서열 높은 사람의 말을 무조건 따르도록 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집단 따돌림·괴롭힘 문제가 일어나기 쉽고, 피해자가 소속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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