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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검·언 유착' MBC 제보자 지모씨, 입만 열면 거짓말?

박국희 기자 입력 2020.07.06. 12:45 수정 2020.07.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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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MBC 제보자 지모씨가 '이오하'라는 가명으로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검찰을 조롱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작년 지씨에게 '제보자X'라는 별칭을 붙였다/페이스북

‘검·언 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제보자X’ 지모(55)씨의 발언 신빙성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사기 전과 지씨와 MBC의 ‘함정 취재 의혹’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민변 출신의 권경애 변호사는 5일 페이스북에 “신뢰할 수 없는 진술들을 쏟아내는 제보자X. 검증도 없이 그를 불러 대담을 하고 있는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사기꾼들의 거짓 제보를 바탕으로 '검찰 개혁'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이라며 전혁수 서울경제TV 기자의 글을 올렸다. 전 기자의 글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VIK 취재기자 “제보자X 거짓말”

전 기자는 채널A 기자가 취재하려던 ‘이철 VIK 사건’을 오랜 기간 취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기자는 ‘MBC 시선집중 출연한 제보자X 거짓말’이라는 글에서 “7월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언 유착' 논란이 다뤄졌다. 대담자로 장인수 MBC 기자와 제보자X가 출연했다”며 “제가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제보자X의 진실성 여부다. 메신저 공격을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고 했다. 지씨는 사기·횡령 전과 5범으로 작년 출소 이후 지금도 또 다른 주식 횡령 사건으로 출국금지 상태에서 전주지검 조사를 받고 있다.

지씨는 자신이 이철 전 VIK 대표의 ‘오랜 친구’라며 대리인 자격으로 채널A 기자를 만났지만, 채널A 기자가 취재하던 지난 2~3월 지씨는 이 전 대표를 대면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두 사람이 아는 사이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MBC

지씨는 MBC 시선집중 라디오에 나와 “2016년도 밸류인베스트 사건을 제가 다니던 곳에서 수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아요. 돈이 간 게 없다는 것도. 그런데 자꾸 뭔가 줘야지 뭔가 될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어요"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 기자는 “검찰이 VIK 사건을 하면서 계좌를 턴 기간은 2011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라며 “검찰은 2015년 9월 VIK를 압수수색했고, 2015년 10월 30일 이철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제보자X가 남부지검에 출정을 나갔던 시점은 2015년 11월 19일부터”라고 했다. 이미 수사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교도소 재소자 신분의 지씨가 해당 내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씨는 MBC라디오에서 "(이철과) 자본시장에서는 서로 이름을 알고 지냈고요, 공범이나 관계자들도 잘 알고 그 사건에 대해서도 제가 많이 파악하고 있었고, 이철 대표도 오가면서 인사 정도는 다 하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지냈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 기자는 “이철은 자본시장 선수가 아니다. 보험업계 출신으로 정치 진출의 뜻을 품고 정당활동을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VIK 조직도 90% 이상 보험 모집인들로 이뤄져 있다. 대체 (지씨가 이철을)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MBC는 취재 좀 해보셨으면…최경환 후속 보도 기대”

전 기자는 MBC 장인수 기자가 “채널A 기자가 검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얘기를 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채널A 기자가 얘기했다는 것들은 VIK 사건 관련 내용을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 어떤 근거로 검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을 장기 취재한 기자 입장에서는 채널A 기자가 가져왔다는 '검찰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게 정말 '얄팍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채널A 기자 역시 앞서 본지 인터뷰에서 “당시 편지 내용은 모두 언론에 기사로 나와있던 내용들이었다. 일반적인 법조 기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기자는 “특히 MBC는 대검과 법무부, 중앙지검이 파열음을 내고 있는 상황이 자사 보도로 만들어졌으니 띄워주기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기왕 발 들인 거 취재 좀 해보셨으면 좋겠다”며 “적어도 최경환 신라젠 투자설 '크로스 체크'해서 후속 보도 내실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MBC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신라젠 65억 투자 의혹 관련 후속 보도를 하겠다고 했지만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 후속 보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MBC

MBC는 지난 3~4월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하면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차명으로 65억원을 신라젠에 투자했다고 보도하며 후속 보도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석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후속 보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 전 부총리 측은 “아니면 말고식 보도”라며 MBC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동훈 목소리 200% 맞다”는 지씨…정작 음성 내용은 기억 못해

지씨는 해당 MBC 라디오에서 채널A 기자로부터 들은 통화 음성 목소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맞다고 주장하며 “한동훈 목소리가 200% 맞다. 내 나름대로 특징이 있는데 20년 동안 통화하지 않았던 친구가 20년 만에 전화와도 내가 이름은 안다. 목소리를 기억하는 게 좀 있다. 듣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들었다고 얘기한다는 건 내가 커다란 권력하고 부딪치는 일에 대해서 거짓말 가지고 싸울 수 있는 자신감은 없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채널A 기자는 본지 인터뷰에서 “해당 음성은 한 검사장이 아니다. 다른 법조 취재원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 들려준 것”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채널A 기자는 지난 3월 22일 지씨를 만나 들려준 해당 6초 분량의 음성 내용에 대해 ‘수사에 협조하면 선처 받고 형량 감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일반론적 이야기였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씨는 “한동훈 목소리가 200% 맞다”면서도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씨는 지난 3월 22일 채널A 기자로부터 해당 음성을 들은 지 불과 10여일이 지난 4월 2일 뉴스타파 기자가 진행하는 KBS 라디오에 나와 ‘당시 들은 음성 내용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파일 내용보다는 그 사람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고만 했다. 하지만 정작 지씨는 3월 22일 채널A 기자로부터 음성을 듣고 헤어지고 난 뒤 전화 통화에서 채널A 기자에게 “그분이 컨트롤 해주시는 거죠. 그것만 일단 얘기해주세요. 저도 한동훈 검사장님 제가 목소리를 아는 것도 아니고 그분이 어떤 분인지 사실 잘 모르잖아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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