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가해자로 지목된 3인방, 국회서 폭행·폭언 부인

장현구 입력 2020. 7. 6. 12:55 수정 2020. 7. 6.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만 반복..의원들, 문체부·체육회 질타
질의에 답변하는 경주 트라이애슬론 감독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김규봉 씨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6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폭언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이 국회에서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들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먼저 폭행·폭언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며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상임위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의 추가 피해 증언에서 역시 폭행·폭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여자 선수 A 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며 잘라 말했다.

의사진행 발언 하는 통합당 이용 의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6 saba@yna.co.kr

이용 의원이 상임위에 출석한 남자 선수 B씨를 포함해 경주시청 감독, 선수 3명을 향해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다시 묻자 김 감독과 A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고 최숙현 선수가 무차별로 맞을 때 대체 뭘 했느냐"던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도 김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며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선수들의 추가 피해 증언도 상당 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의원들은 고인의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졌다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4월 8일 고 최숙현 선수가 관련 내용을 신고한 뒤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폭행 직접 가해자로 정체불명의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 씨의 정보를 체육회와 문체부가 전혀 입수하지 못한 점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겨냥한 뒤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질의했다.

인사하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7.6 saba@yna.co.kr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검찰에도 은폐·축소 의혹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팀 닥터라는 사람이 선수를 폭행했다"며 김규봉 감독에게 팀 닥터의 합류 배경을 따졌고, 김 감독은 "2008년 병원에서 치료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선수들의 요청으로 팀에 오게 됐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눈물 닦는 민주당 임오경 의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마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2020.7.6 saba@yna.co.kr

임오경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을 몰아붙였다.

고 최숙현 선수가 올해 1월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전 소속팀에서 당한 폭행·폭언 고발을 막으려 했다던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부산시청 감독이 해당 내용 공개를 꺼린다는 내용을 담은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고, 부산시청 감독은 "고인이 경주시청에서 맞은 일은 전혀 몰랐으며, 그런 일을 세상에 알린다면 응원하겠다고 말했고, 공개를 막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발언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7.6 saba@yna.co.kr

박양우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음달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 고발까진 할 수 있지만, 강제권 없는 조사만 할 수 있다"며 "스포츠인권의 독립기구로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스포츠윤리센터에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체육회장도 "참담한 심정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cany9900@yna.co.kr

☞ 블랙핑크 한복 디자이너 "YG엔터가 먼저 연락와서…"
☞ "어휴, 징그럽고 소름 돋아"…도심 매미나방 혐오 확산
☞ '사람인가 새인가'…세계 정상급 북한 서커스
☞ 미국 송환 피한 손정우 석방…구치소 나서며 남긴 말
☞ '원숭이가 딴 코코넛 안 삽니다'…무엇이 문제?
☞ '콘돔 끼우기' 시연하려던 남녀공학 교사 결국…
☞ 안희정, 모친 빈소 가던 중 지지자 '힘내십시오' 외치자…
☞ 최숙현 동료들 "정신병자 취급…옥상 끌고가 뛰어내리라 협박도"
☞ "저 여자 캐런이네" 캐런은 어쩌다 '미국 김여사'가 됐나
☞ 달리는 트럭에 '두리안' 날아와 운전사 강타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