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운데 해외송금도 끊겨"..깊어지는 개도국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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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세계적 실직 사태가 필리핀과 우크라이나,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 경제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테말라(13%), 우크라이나(11%), 필리핀(10%), 이집트(9%), 파키스탄(8%), 베트남(7%) 방글라데시(6%) 등의 순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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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등 GDP比 송금액 비중 큰 국가들에 직격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 전망을 인용해 올해 개도국들의 해외 노동자 송금액이 지난해 5540억달러 대비 20%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WB가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 규모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4배 이상 많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해외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테말라(13%), 우크라이나(11%), 필리핀(10%), 이집트(9%), 파키스탄(8%), 베트남(7%) 방글라데시(6%) 등의 순으로 높다.
해외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각국의 대규모 실직 사태로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데, 각국 봉쇄령 등으로 상점들이 문을 닫자 이주노동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WB의 전망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4월 송금액을 토대로 나왔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해외 노동자의 송금액이 2억87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0% 급감했고, 이는 자국 내 식량난을 초래한 단초가 됐다. 방글라데시 역시 송금액이 25% 급감했는데, 여기에 주요 수출품목인 의류 수출이 85% 가량 쪼그라들면서 경제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필리핀의 경우는 특히 해외 이주노동이 하나의 문화가 돼버린 상황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필리핀의 해외 이주노동자는 전체 인구의 약 10%인 10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지난해 송금한 돈은 GDP의 10%에 달하는 350억달러다. 필리핀은 지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비중이 줄어든 대신 호주와 카타르, 일본 등지의 송금이 늘어나며 해외 송금액이 오히려 21% 늘었지만 올해는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콜라스 마파 ING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세계 각국에 다양하게 이주노동자가 분포해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했던 필리핀마저 코로나19 위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서비스업)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B는 “해외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 감소는 경제위기 때 더 취약한 이주노동자의 임금 및 고용 감소에서 대부분 비롯됐다”며 “이는 (본국의) 많은 취약 가정들이 생명과 같은 돈줄을 잃고 있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세계은행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이주민은 난민을 포함해 2억7200만명으로 집계됐다. 또 자국 내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노동자는 7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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