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개월-⑨] 알고 보니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었다

박형기 기자 입력 2020. 7.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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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한국 'K-방역'에 칭찬 릴레이
"한국은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이 똑똑한 나라"

[편집자주]인류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전망이다. 이전에도 전염병은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세계화 시대 이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처음이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피해가 가장 큰 것을 비롯, 각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와중에 한국은 ‘코로나 모범국’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 발병 6개월. 이전 6개월을 돌아보고, 이후 6개월을 내다보는 ‘코로나 6개월’ 시리즈를 22회 연재한다.

미 CDC가 공개한 코로나19 모형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지난 6개월간 코로나가 한국에 남긴 것은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부자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알기는 어렵다. 남과 비교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부자인지 아닌지가 명확해진다. 한국이 선진국인지 아닌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들과 비교해보니 괜찮다고 느낄 때, 선진국에 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약점을 파고들었고, 각국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도 코로나 앞에서는 여지없이 그 치부를 드러냈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이라는 나라가 사회보장 제도가 미비해 코로나 사태 이후 실직이 속출, 4000만명 이상이 직업을 잃었다. 이뿐 아니라 의료비가 너무 비싸 서민들은 병원을 갈 엄두도 못 낸다는 사실도 백일하에 드러났다.

미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영국 등 선진국도 비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국인들은 이를 보며 최소한 의료체계만큼은 한국이 이들 선진국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몰랐지만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 외신, 한국의 진단능력 가장 먼저 주목 : 한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일류국가라는 인식을 전 세계에 심어주었다. 첨단 기술과 결합한 한국의 방역 시스템이 연일 해외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세계적 러브콜을 받았던 한국의 진단키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전 세계 언론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한국의 진단 능력이었다. 외신들은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검진 덕분에 한국이 초동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한 의사는 한국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우리는 진단 키트가 없어 확진자가 늘지도 않는다. 한국의 확진자가 느는 것이 오히려 부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 'K-방역' 세계의 모범으로 : 한국은 Δ 대량으로 코로나19를 검진할 수 있는 능력 Δ 대중과 긴밀한 소통 Δ 각종 첨단기술을 이용한 확진자의 동선 공개 등으로 전세계에 방역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특히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공전의 히트상품이었다. 최강국인 미국은 물론 발원지인 중국도 따라했다.

26일 전북 익산시 팔봉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6.26/뉴스1 © News1 김춘상 기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은 중국처럼 한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도 코로나를 잡아가고 있다며 한국의 사례는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전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사재기 없는 유일한 나라 한국 : 외신의 한국 칭찬 릴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각국에서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만 예외라고 외신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2일 미국의 대형마트 중 하나인 ‘코스트코’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쿠키뉴스 제공) 2020.3.23/뉴스1

영국 BBC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음에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 등 국민들이 의연한 자세로 코로나에 대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이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남북 분단 상황에 노출돼 있어 위기가 생활화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에도 한국인들이 이처럼 '담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코로나도 한국 선거 막지 못했다 :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칭찬도 줄을 이었다. 총선이 치러졌던 지난 4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코로나도 한국 유권자들의 투표행렬을 막지 못했다며 마스크와 얼굴 보호장비가 총동원된 특별한 선거가 한국에서 치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 마련된 정릉4동 제4투표소 바닥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외신들은 “한국은 코로나에도 총선을 치르는 유일한 나라”, “코로나에도 선거를 치르는 한국은 세계 민주주의의 등불”, “미국도 한국 총선 배워야” 등의 제목을 뽑으며 한국의 방역과 민주주의에 찬사를 보냈다.

◇ "한국은 국민이 똑똑한 나라" : 한국 칭찬 릴레이에 정점을 찍은 언론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였다. WP는 “한국은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이 똑똑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WP는 "한국의 시민들은 공익을 위해 기꺼이 사익을 포기했다. 서구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한국의 동선 공개 같은 정책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며 한국의 높은 시민 의식과 공동체 의식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6월 들어 수도권 교회, 물류센터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 일일 확진자가 두자릿수 대로 올라가자 외신의 한국 칭찬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 물류센터가 폐쇄된 채 한산한 모습이다. 2020.6.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그러나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가 섣불리 경제를 재개함에 따라 각국에서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미국은 일일 5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한국과 자주 비교되는 일본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매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4일에는 286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두자릿수를 사수하고 있다. 코로나의 재창궐에도 한국은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국인들은 한국이 선진국임을 새삼 깨달았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 국민 83.5%가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생각 : KBS는 지난달 코로나 이후 달라진 한국 사회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KBS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5%가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대답했다.

이중 한국이 기존 선진국보다 더 우수하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8%, 한국과 기존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본 응답자는 25.5%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응답자 57.4%가 한국은 희망 없는 ‘헬조선’이라고 대답했었다.

코로나 6개월. 코로나가 한국에 남긴 것은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아니라 '선진국'이었다는 뒤늦은 자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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