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 국회의원 꿈" 옵티머스 전 대표, 文·조국과 인증샷

채혜선 2020. 7. 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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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에서 활동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는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남아 있다. 사진 김안숙 서초구의원 블로그, 이혁진 블로그


수천억원대의 환매 중단 사태를 빚고 검찰 수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한 사모펀드사 옵티머스 자산운용(옵티머스)의 이혁진(53) 전 대표가 여권의 유력인사들과 다양한 인맥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고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 "옵티머스 사태가 이 전대표를 둘러싼 정·관계 유착 의혹으로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옵티머스 관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재현 현 대표와 2대 주주 이모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2018년 검찰 수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한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아 기소 중지된 상태다.


블로그엔 여권 인사와 '인증샷'

같은 해 4월 김안숙 서초구 의원 블로그에는 이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있다. [사진 김안숙 블로그 캡처]


이 전 대표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전략공천으로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는 낙선 두 달 후인 2012년 6월 경제잡지 '금융경제'와 인터뷰에서 “국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최초의 금융전문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판·검사 등으로 이뤄진 국회의 획일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상품들을 개발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국회에 진출하고 싶었다고 밝힌 것이다. 이 인터뷰 기사에는 이 전 대표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같이 있는 사진도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전국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이혁진 전 대표. 사진에서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 이혁진 블로그


이 전 대표는 19대 총선 과정에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민간인 불법사찰 규탄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였다. 김안숙 서초구의원 블로그에는 이 전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함께 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서도 활약

2012년 이혁진 전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에 "오랜만에 인사 드린다"며 올린 사진. 이 전 대표가 파란 넥타이를 매고 있다. 그 오른쪽에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사진 이혁진 블로그


이 전 대표는 낙선 후에도 여권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그 해 12월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맡았다. 그는 그해 9월 블로그에 “오랜만에 인사드린다”며 "문 후보를 돕고 있다"는 근황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대선 후보의 경선 일정대로 전국 곳곳을 다니며 문 후보님께 힘이 되고자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혁진 전 대표. 사진 이혁진 인스타그램


2012년 12월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문 후보 지지 연설을 위해 유세차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권교체만이 정답이고 그래야만 대한민국 역사가 새롭게 쓰이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추정되는 한 계정에는 2015년 이 전 대표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당 대표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임종석 전 실장 활동한 경문협서 이사 선출돼

이혁진 전 대표가 201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공연 현장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귓속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 이혁진 블로그


이 전 대표의 블로그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의 인연도 찾을 수 있다. 두 사람은 한양대 86학번 동기다. 이 전 대표는 본인 소개에서 2005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상임이사를 지냈다고 했다. 임 특보는 그 다음 해 경문협 이사장을 지냈다. 2006년 3월 한 언론 보도에서는 두 사람이 경문협 창립 2주년 정기총회에 참석한 모습이 실렸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문협 신임이사로 선출됐다.

이에 대해 경문협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2006년 3월 재단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된 것은 맞지만 취임 전인 2006년 6월 무렵 비영리공익법인에서 일하기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정식 등기 전에 선임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경문협 활동 7년 후인 2013년 제1회 서울시민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이 전 대표는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영화축제가 잘 되면 평양에서도 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18년 3월 22일 해외로 출국했다. 당시는 특히 이 전 대표가 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이었다.

2012년 4월 나꼼수의 '용민체육대회'에 참석해 김어준씨와 사진 찍은 이혁진 전 대표. 사진 이혁진 블로그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출국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여권에 인맥이 있는 이 전 대표가 해외출국이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원회장은 “옵티머스 사태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본지 7월 8일자 5면 〈검찰, 옵티머스 특별수사팀 검토...해외출국 이혁진 추적〉 제목의 기사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은 “옵티머스와 무관하고 이혁진과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며 보도된 사진도 언제 찍혔는지 기억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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