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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전KPS 400억대 손실 막았더니..'따돌림'에 해고까지

박민경 입력 2020. 07. 07. 21:29 수정 2020. 07. 0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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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이 수백억 원대의 잠재적 손실을 막았다면 일반적인 회사에선 성과급이나 특별휴가 같은 포상을 하겠죠.

그런데 한 공기업에서 이런 기여를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해고를 당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전KPS의 보도자료입니다.

광양제철소의 발전소 기능 개선 사업을 수주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사업 계약 체결을 앞두고 내부에서 계약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610억 원의 총 사업 금액 가운데 한전KPS가 따낸 부분은 191억 원뿐.

그런데 다른 업체들이 책임져야 하는 사업 위약금까지 모두 한전KPS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던 겁니다.

[이 모 씨/전 한전KPS 사업기획실장 : "준공 지연이 됐을 때 저희(한전KPS)가 전체 계약 금액 610억 원을, 다른 회사가 책임져야 하는 금액까지 부담해야 하는 그런 독소조항이 발견됐습니다."]

자칫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조항을 찾아낸 건 전문계약직 이 모 씨.

그런데 이 씨가 여러 차례 보고해도, 심지어 외부 법률 자문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최종 계약 직전 사장 주재 회의에서 이 씨가 이 사실을 보고하자, 그제야 문제를 인식한 경영진이 계약 절차를 중단시켰고, 책임 금액을 낮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노골적인 따돌림이 시작됐습니다.

사장 주재 회의 참석이 금지되고 실장 보직에서도 물러났습니다.

늘 최고점에 가까웠던 인사 평가는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참다못한 이 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텅 빈 회의실에서 넉 달간 혼자 지내다 결국 해고됐습니다.

[이 모 씨/전 한전KPS 사업기획실장 : "수차례 면담을 하고 적합한 조치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일도 못 하고 혼자서 식사하고 하루종일 말 한마디도 못 하고…."]

한전KPS는 이 씨의 업무가 필요 없어져 계약을 해지했고,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서에 대한 이 씨의 문제 제기가 경영진에게 보고되지 않은 건 시점의 문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김갑식/한전KPS 인사혁신실 처장 : "시점이 언제 보고할 거냐 이거잖아요. 대안을 가져가지 않으면 보고하기 어렵거든요."]

해고된 이 씨는 해고 무효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박민경 기자 (pm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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