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영구제명..'늑장 대응' 진실은?

강재훈 2020. 7. 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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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게 운동선수들의 세상인 줄 알았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억압과 폭력의 시간, 드러내지 못한 건 그래봐야 소용없다 여겼기 때문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야 자리 지킬 수 있는 감독은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특정 선수는 마음껏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운동 안 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발 늦은 대책들이 반복되는 건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라기 보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관심의 목소리 쏟아지고 있는데 결국 이번에도 한발 늦게 귀기울였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의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주장 선수에게 영구제명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늑장 대처라는 비판에 대한체육회 등은 억울하단 입장인데 유가족의 주장은 다릅니다.

강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철인3종협회 스포츠 공정위에 나타난 감독과 선수들은 묵묵부답입니다.

["(폭행사실 인정하시나요?) …"]

["(때린 사람은 없단 말입니까? …"]

6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공정위는, 김 감독과 장 모 선수에게는 최고 징계인 영구제명, 김 모 선수에게는 10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안영주/철인3종협회 공정위원장 : "고 최숙현 선수의 진술뿐 아니라 그와 일치하는 다른 여런 진술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징계 혐의자들의 혐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징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협회는 지난 2월, 사건을 인지했지만 김 모 감독의 말만 듣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사고 일주일 전, 협회에 진정서까지 냈지만 이 때도 협회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박석원/대한철인3종협회장 : "김 모 감독에게 전화해서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모 감독의 말을 믿었던 것이 결론적으로는 이 일을 막지 못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4월 초 사건을 접수한 대한체육회의 대응도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체육회 조사관은 고인이 대면조사에 소극적이었다고 밝혔지만,

[대한체육회 조사관 : "4월 10일 피해자 선수에게 두 차례 전화를 했습니다, 만나려고. '경찰 조사가 아직 조사중이니까 거기에 집중하면 안되겠느냐?'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고인 측은 2차 피해를 우려해 대면조사 등 신속한 조사를 계속해서 요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 "참고인 조사한 아이들까지 훈련이 안되고 힘드니까 법보다 한 발 빨리 조취를 취해 달라고 우리가 간곡히 부탁했죠."]

고 최숙현 선수의 절규에 냉담했던 협회와 체육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강재훈 기자 (bah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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