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욕받이' 힘들었다" "그래도 보람찼다" 이제야 웃는 약사들

정한결 기자 2020. 7. 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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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42)는 공적마스크 제도를 "계륵"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유모씨(35)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서 (국민에게) 가장 와닿는 마스크 문제에 기여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오늘도 손님 한 분으로부터 '공적 마스크 끝났죠.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들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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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의 한 약국이 붙여 놓은 안내문. 약사들은 당시 마스크 판매에 불만을 가진 고객에 폭언과 욕설을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 했다. /사진=정한결 기자


"마스크 판매를 그만둘 수는 없고 막상 팔려면 힘들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42)는 공적마스크 제도를 "계륵"이라고 했다. 그는 "온갖 시행착오 속에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느꼈던 시절이 이제 끝난다니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오는 12일 공적마스크 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오늘부터는 제한 없이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 3월 5일 공적마스크 제도가 발표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마스크 판매 최일선 현장에서 일했던 약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들은 추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에는 정부가 약사들과 미리 소통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스크 정책을 우리는 모르는데 손님은 안다"
서울 구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모씨(32)는 9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마스크 관련 고객 문의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태 초기 시시각각 마스크 정책이 바뀌었지만 그가 이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받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마스크를 찾으러 온 손님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바뀐 정책을 알게 됐다.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할 시간이 없어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었다. 다급하게 마스크를 찾는 '진상 고객'도 그만큼 늘어났고,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질문에 스트레스는 가중됐다.

강씨는 "약사들 사이에서 약사가 '욕받이'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스크 대란'과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현장에 있는 약사로 향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송모씨(35) 역시 "정책이 바뀌는데 알려주지 않고 언론에 먼저 알렸다"면서 "손님들이 그걸 보고 와서 따지는 일이 초반에 많았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판매로 약국 매출이 하락하기도 했다. 마스크는 불티나게 팔렸지만 정작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았고, 기존 매출을 담당했던 처방의약품 판매는 뒤로 밀렸다.

강씨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20% 가량 떨어졌다. 그는 "주변 약사 중에 50%~60%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 역시 "마스크 판매로 매출은 늘었지만 세금까지 계산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했다.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다음에는 제발 소통 먼저"
지난 3월 13일 서울시 구로구 소재 한 약국 앞에 마스크를 오후 6시 반 이후 판매한다는 공지가 붙었다. /사진=정한결 기자.

마스크 5부제가 약사들에게 나쁜 기억으로만 남은 것은 아니다. 사상 초유의 집단감염 사태 속 우리 국민의 건강에 기여한 점에 보람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유모씨(35)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서 (국민에게) 가장 와닿는 마스크 문제에 기여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오늘도 손님 한 분으로부터 '공적 마스크 끝났죠.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들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그래도 소비자들이 약국을 믿어줬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면서 국민들이 약국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해줬다"고 말했다. 강씨도 "어르신들의 경우 마스크를 오프라인으로 밖에 못 구하신 분들이 많다"면서 "그 분들도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돼 좋았다"고 평가했다.

약사들은 대신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현장과 더 원활히 소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정부가 언론을 통해 발표하기 전에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정책 내용을 먼저 전달했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팬데믹 때는 연락망을 구축하고 관련 메뉴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마스크 관련 정부에 요청에는 협조할 방침이다. 다만 그는 "비말마스크는 안 들여오려고 한다. 마스크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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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이승희 인턴 shee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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