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숙현 죽음 내몬 진술서, 감독이 불러준 것"

정반석 기자 2020. 7. 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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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선수 "폭행 봤지만 감독이 거짓 강요"

<앵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대한체육회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감독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냈다면서 반박할 증거가 있으면 내달라는 내용이었고 전화를 받은 다음날 최숙현 선수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진술서를 썼던 한 선수가 당시 감독이 보는 앞에서 감독이 쓰라는 대로 쓴 거였다고 털어놨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고 최숙현 선수는 대한체육회 조사관의 전화를 받습니다.

동료들이 김 감독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냈다며 반박할 자료가 있으면 달라는 내용입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 : 반박할 증거가 있다면 그걸 보내줘요. 다른 선수들은 진술서를 저쪽에서 다 받았더라고.]

[고 최숙현 선수 : 그런 게 없어요, 지금 저희한테.]

당시 김 감독과 주장 선수는 경찰과 대한체육회에 의견서를 내면서, 전·현직 선수 10여 명의 진술서를 함께 냈는데 모두 최 선수를 문제 선수로 몰거나 폭행과 가혹행위는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자발적으로 진술서를 쓰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동료 선수 A씨는 감독과 주장 선수가 지켜보는 앞에서 진술서를 썼다고 폭로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씨 : 당사자들, 주장 선수하고 김 감독이 있는 앞에서 썼거든요, 제가. 거기서 감독님이 '이렇게, 이렇게 써라' '이렇게 썼습니다' 했더니 '그 다음 문장은 이렇게 또 써라' 해가지고 제가 그걸 완성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A씨는 폭행 상황을 모두 봤고 기억하지만 감독이 거짓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씨 : '폭력 사실이 없다'라고 '뭐든지 다 없다, 무조건 없다' 이렇게 쓰라고 했습니다. 다 기억이 나는데도, 저는 기억이 생생히 나는데도 저를 앞에 두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있었나? 없었잖아' 계속 이렇게 저한테 말씀했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네네네' 이러면서 썼습니다.]

감독과 주장 선수 측 주장대로 폭행이 없었다고 진술서를 쓴 선수들은 모두 10여 명.

이들도 A씨처럼 강압과 회유를 받고 거짓 진술서를 썼을 가능성이 있는만큼 반드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조무환, CG : 이경문·김규연)   

정반석 기자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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