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경제] 돼지농가선 '제값' 못 받는데..삼겹살은 금값, 왜?

이주찬 기자 입력 2020. 7. 8. 21:00 수정 2020. 7. 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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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삼겹살 '금겹살'이죠. 코로나19로 집에서 구워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1kg에 3만 원 가깝게 올랐습니다. 장바구니에 넣으면서도 왜 이렇게 자꾸 값이 뛸까, 답답하시지요.

발로 뛰는 발품 경제, 이주찬 기자가 돼지농장부터 경매장까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2시간 40분을 달려 충남 홍성의 돼지 농가에 도착했습니다.

외부인이 못 들어오게 줄을 쳐놓았습니다.

돼지가 전염병에 워낙 약해서입니다.

농가에서 건네는 방역복을 챙겨 입고 장화도 소독했습니다.

돼지는 원래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습성을 지닌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축사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이것은 톱밥입니다.

깨끗하게 정리해서 돼지들의 거처를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돼지를 기르는 덴 품이 많이 듭니다.

[전희수/돼지농장 주인 : 병이 오는 걸 막기 위해서 주사 놓고 엄청 애써서 키웁니다. 돼지는 사료를 안 주면 (사료통을) 다 부숴요. 시골에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해도 돼지 밥을 주러 와야 하고…]

이렇게 키워도 제값을 받긴 쉽지 않습니다.

금겹살은 남의 얘기란 겁니다.

[전희수/돼지농장 주인 : 우리는 그만큼 오른 건 못 느껴요. 아닌 말로 키우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아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니까. 내가 25년 먹였어도 (가격이 어떨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왜 이런 온도차가 나는 걸까.

돼지를 도축하고 경매하는 공판장 중의 한 곳에 나왔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내부 촬영은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날 경매에 참여한 돼지는 전국 기준으로 1390마리,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체 돼지의 2.3%에 불과합니다.

경매에 참가하는 돼지농가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매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직접 거래처를 찾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그런데 전체 숫자가 적다 보니 경매에 참가하는 돼지가 수십 마리만 늘고 줄어도 가격이 출렁입니다.

이렇게 경매 가격이 불안정해졌는데도 여전히 직거래 도매 기준 가격으로 씁니다.

대안이 없어서입니다.

[돼지고기 도매·가공업자 : 공판장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도매 가격) 결정을 하고 있는데 왜곡된 면이 많이 있죠.]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폭도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예 수입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식당 주인 : 우리는 독일산 써요, 쭉. (가격이 어때요 수입 고기는요?) 거의 변동이 없어요. 국내산은 수시로 변하죠, 알다시피.]

도매 가격이 들쭉날쭉해도 소비자가 사 먹는 값은 꾸준히 올랐습니다.

[전희수/돼지농장 주인 : 도매시장에서 가격이 내렸으면 소비자가격도 내려야 하는데 한 번 올려놓으면 그 사람들은 안 내리더라고요.]

[최진갑/서울 상암동 : (할머니 삼겹살 집으셨는데요. 값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싸죠. 비싸도 먹어야죠, 어떻게 하겠어요.]

(영상디자인: 박지혜·조영익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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