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이 기억한 6년전 팀닥터 "술만 마시면 포악해졌다"
원장 면담 "손재주 좋고 착실한 편이었지만.."
안씨 행방 묘연..경주시·유족 등 연락 안 받아
경북 경주시체육회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선수들에게 폭행과 가혹행위, 성추행을 한 혐의로 팀닥터(운동처방사) 안모(45)씨를 고발한 데 이어 행방이 묘연한 안씨를 직접 찾아 나섰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8일 안씨가 과거 근무했던 경북 경산시 백천동 한 내과의원을 찾아 병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 병원은 그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로 합류하기 전까지 근무했던 곳이다.
이날 여 회장과의 면담에서 병원장은 "안씨가 2014년 병원을 그만뒀다"고 했다. 병원장은 “안씨는 손재주가 좋고 일을 열심히 했으며 교회에도 다니는 등 착실한 편이었다”면서도 “술만 먹으면 다소 포악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를 보조하는 업무와 청소 등 각종 잡무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조로 근무를 하다보니 정식 이력서 등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여 회장은 병원장으로부터 안씨의 사생활에 대해 몇 가지 얘기를 더 전해 들었지만, 그가 현재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는 듣지 못했다.
안씨는 지난달 26일 부산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현직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 선수가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한 녹취록에는 안씨가 최 선수를 수차례 폭행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앞서 안씨는 최 선수 사망 사흘 전인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진술서를 이메일로 제출하기도 했다. 진술서에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음주 상태로 최 선수의 뺨을 때렸지만 폭행 사유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안씨는 현재 경주시체육회는 물론 경주시와 최 선수 유족 등의 연락을 받지 않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지난 2일 경주시체육회가 진행한 인사위원회에도 안씨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중앙일보 취재진은 안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산=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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