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광고'에 기대는 신세..하드웨어 '초격차' 삼성, 왜 SW는 약할까

김정현 기자 2020. 7. 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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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에서는 시장 선도자 됐는데..SW 줄줄이 '종료'
"실패로부터 배워야하는데"..삼성, 수익 안나면 금방 서비스 접어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간) 언팩에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를 밝혔다. 2019.02.11/ 뉴스1 © 뉴스1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에 붙는 광고를 확대했다. 이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태다.

그동안 쌓아온 '갤럭시'의 이미지를 후퇴시키는 악수(惡手)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인앱애드'를 빼기는 커녕, 늘리는 선택을 한 배경에는 콘텐츠·소프트웨어(SW) 플랫폼에서 삼성전자가 확고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플레이갤럭시 링크'(PlayGalaxy Link)가 오는 3월27일 종료된다.(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 뉴스1

◇올해도 서비스 3개 종료…삼성 페이 자리잡았지만 수익모델 없어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갤럭시S'를 출시한 이후,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섰다. 단순히 판매량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폴더블 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할 정도로 다른 제조사와 '초격차'를 보이며 시장선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하드웨어 부문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두는 중에도 콘텐츠·SW 서비스에서 확고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데는 실패했다. 올해에만 벌써 3개 서비스의 종료를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애플 '아케이드'나 구글 '스태디아'같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항마로 내놓은 '플레이갤럭시 링크'(PlayGalaxy Link)의 무료 베타 서비스를 정식 서비스 계획없이 약 7개월만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음성인식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S보이스'는 6월 종료했고, 오는 9월30일에는 웹·모바일 등을 통해 제공하던 온라인 가상현실(VR) 플랫폼 '삼성 XR'도 종료하기로 했다.

물론 시장에 자리잡은 서비스도 있다. 올해 출시 5주년을 맞은 '삼성 페이'는 1000만명이 넘는 국내 이용자를 확보하며 국내 1위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삼성 페이는 간편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며 보급은 빠르게 이뤄졌지만, 아직 '인앱애드' 외에는 별다른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애플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뉴스1

◇경쟁자 애플은 자체 플랫폼 구축…코로나 시국 매출 이끌기도

현재 삼성 페이의 경쟁 서비스인 애플의 애플 페이는 카드사 및 망 사업자로부터 0.03%에서 0.15%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자인 애플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뿐 아니라 애플 뮤직·애플TV 등 콘텐츠를 판매하는 SW 플랫폼이 자리를 잡으면서 또다른 수익 모델로 성장했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지난 1분기에는 서비스 부문 매출이 로 주춤한 하드웨어 매출을 견인하기까지 했다.

지난 1분기 애플의 매출액은 583억달러(약 69조639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0.5% 성장했는데, 이는 앱스토어·애플뮤직·클라우드 및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등의 콘텐츠 구독 사용자가 증가한 덕이었다.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매출은 하락했다.

애플의 1분기 서비스 매출은 133억달러(약15조886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성장했다. 향후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구독자를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에 따르면 현재 구독 서비스 가입자 수는 5억1500만명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에는 콘텐츠와 SW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전담조직인 '미디어 솔루션 센터'(MSC)를 해체했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초반 실패·손실 견딘 유튜브는 '존버' 성공했는데… 삼성전자가 콘텐츠·플랫폼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원인을 대해서는 일단 수익을 내지 못하면 압박을 받는 국내 대기업의 생리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SW나 플랫폼은 초반의 실패나 손실을 어느정도 견뎌야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를 기다리지 않고 서비스를 접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글로벌 1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지난 2005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 2009년까지는 엄청난 액수의 적자를 봤다. 지난 2010년에야 비로소 흑자로 전환하며 구글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에는 콘텐츠와 SW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전담조직인 '미디어 솔루션 센터'(MSC)를 해체했다. 삼성전자는 부인했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MSC가 해체된 원인을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결국 MSC 해체 이후 Δ모바일 메신저 '챗온' Δ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 Δe북 서비스 '삼성북스' Δ삼성 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들이 선택과 집중을 이유로 줄줄이 사라졌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자체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전문 업체들과 손잡고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노태문 사장이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을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 앞으로도 자체 플랫폼보다 글로벌 파트너 협력 체계 유지할듯

삼성전자는 향후 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는 애플과는 다른 전략을 취할 전망이다. 자체 서비스·콘텐츠보다는 이미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미국 시장에서는 갤럭시S20 시리즈 이용자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액세스'(Samsung Access)를 시작했다. 월 최소 37달러에(약 4만4000원) MS오피스365와 원드라이브 1테라바이트(TB)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월 열린 상반기 언팩 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삼성 모바일이 많은 토론과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 부분은, 세계 유수의 서비스 콘텐츠 회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사장은 "삼성페이처럼 삼성 모바일이 강점이 있는 분야는 더욱 심화, 발전시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전략적 협력을 통해 최적 시점에 최적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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