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통령 문재인' 조화 맹폭 진중권 "친노친문은 n번방 들어가도 보낼 건가"

김경훈 기자 입력 2020. 7. 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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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모친의 발인식을 마친 뒤 조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희정 전 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 받고 광주 교도소에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낸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친노친문이라면 N번방 들어가도, 아동 포르노를 유포해도, 살인을 한 사람에게도 조화를 보낼 것인가”라며 또 다시 대립각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회찬 의원이 성추행범이었다면, 나부터 조문을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인간적 예의’를 지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키되 그 예의를 ‘사적인’ 방식으로 표하라는 얘기다. 이게 그렇게도 어려운가”라고 쏘아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안희정의 성추행은 도지사의 ‘공적 권력’을 활용해 이뤄진 것이다. ‘공인’으로서 그는 이미 사회적 평가가 끝났다”며 “‘사인’으로서 안희정에 대한 도리는 사적으로 지키는 게 맞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공직자들에게 공사 구별 좀 하라는 요구가 그렇게도 가혹한가. 조화를 보내려면 사비로 보내고, 국민세금으로는 하지 말라는 요구가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되물으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만약 같은 일을 미통당에서 했다면, 그때도 여러분이 그렇게 쿨하게 대응했을까”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거 뭐, 정치권에서 성범죄자에게 공식적으로 ‘힘내라’고 굳건한 남성연대를 표한 격”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대통령 이하 여당 정치인들이 단체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수출했나보다”고 쏘아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연합뉴스
이어 진 전 교수는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직함 박아 조화를 보내는 나라. 과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다”라고도 썼다.

한편 안 전 지사의 모친 빈소에 여야 유력 정치인들의 조화·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성범죄자의 빈소와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안 전 지사의 인터뷰까지 보도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이 성범죄자에게 ‘대통령’이라는 공식 직함을 넣어 조화를 보내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안 전 지사의 모친 빈소에는 대통령 직함이 새겨진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놓였다.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민주당 의원, 김태년 원내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안 전 지사를 위로했다. 이낙연 의원은 조문 뒤 “많이 애통하시겠다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는 빈소인 서울대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취재진 앞에 서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길에 자식 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지지자들이 “못 나오시는 줄 알고 걱정했다”고 하자 “걱정해주신 덕분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러한 여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과 안 전 지사의 인터뷰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세간에 관심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아무리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했다 하더라도 여권의 지금과 같은 대응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 ‘국회페미’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위력으로 수행비서를 상습 성폭행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안희정씨가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당대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고 많은 정치인들이 조기를 보내 빈소를 가득 메웠다”며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모친상을 개인적으로 찾아 슬픔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도리지만 안희정씨는 더 이상 충남도지사가 아니다. 정치권은 안씨가 휘두른 위력을 형성하는 데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 된다”며 “조화와 조기 설치 비용은 국민의 혈세나 후원금으로 치러졌을 것이니, 안 씨 모친상에 국민의 세금으로 조화나 조기를 보낸 정치인들은 이를 개인비용으로 전환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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