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산 마스크라더니"..상자만 바꿔 '3배' 폭리

이재욱 입력 2020. 7. 9. 20:34 수정 2020. 7. 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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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중국산 마스크를 한국산이라고 적힌 박스에 옮겨담는 이른바 '박스 갈이' 현장이 어느 양심있는 마스크 유통 업자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박스만 바꾸면 중국산이 국산으로 바뀌는 건데 값은 세 배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마스크 뭉치가 가득 쌓인 창고 안에서 2명의 남성이 포장 상자에 마스크를 담고 있습니다.

마스크 뭉치 바로 옆 대형 종이 상자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포장이 끝난 뒤 새로 담긴 상자엔 '메이드 인 코리아', 국내 생산이라고 써있습니다.

이른바 '상자 갈이' 현장입니다.

유통업을 하는 김 모 씨는 마스크 구입을 알아보러 갔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김 씨(제보자)] "처음에 굉장히 황당했고, 너무 괘씸했어요. 소비자들 우롱하는 것 같아서 많이 화가 났죠."

이 곳은 경기도 화성시의 한 창고입니다. 이곳에서 중국산 마스크가 국산 마스크로 둔갑하는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창고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창고 문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창고 안을 살펴봤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이라고 적혀있는 상자들이 쌓여 있고, 다른 한쪽엔 '중국산'이라고 흰 스티커를 덧붙여 놓은 상자도 눈에 띕니다.

이 업체의 마스크는 유명 오픈마켓 등에서 '국산'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50장에 3만원에서 4만원 선입니다.

중국산이 1만원 정도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 사무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상자갈이' 의혹을 완강히 부인합니다.

[마스크 업체 직원] "네. 저희는 (원산지 허위 표시) 그런 거 없어요." (다 국산 마스크다.) "그럼요." (중국산 마스크 하나도 없다.) "그럼요."

그런데 이 직원, 앞서 문제의 상자를 포장했던 영상 속 인물입니다.

[마스크 업체 직원] (국산만 생산하고 판매한다고 하셨는데, 메이드 인 차이나 스티커를 왜 붙여놓으셨을까요 그러면?) "그건 전 모르죠. 저는 그냥 일만 하는 사람이에요."

업체 대표 역시 원산지 바꿔치기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스크 업체 대표] "국산은 아예 국산으로 분류를 해서 판매를 하고, 중국산은 따로 분류만 해놨어요 지금. 스티커 처리 다 돼있어서."

이 해명은 사실일까.

업체 대표는 앞서 '상자 갈이'를 현장에서 목격했던 유통업자에겐 다르게 설명했었습니다.

[마스크 업체 대표 (지난 3일 통화)] "저희가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이게 왜 그러냐면은." (사장님, (마스크 원산지 속이면) 구속이에요, 사장님.) "그래서 저를 구속을 시키고 싶으세요? 같은 유통업자끼리…"

경찰은 업체 대표 등을 형사 입건하고, 조만간 회사와 창고를 압수수색 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 취재: 이상용 강재훈/영상 편집: 위동원)

이재욱 기자 (ab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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