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별건 감찰에 극단선택 경찰관..인격모독도 있었다"

박영서 2020. 7. 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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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감찰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강원 고성경찰서 A 경위의 죽음을 두고 동료들이 고인이 겪은 부당한 '별건 감찰'에 분노하고 있다.

A 경위의 죽음과 관련한 특별조사팀에서 활동 중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발전위원회(직발위) 관계자는 지난 9일 경찰 내부망에 별건 감찰의 부당함과 고인에 대한 인격모독이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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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협발전위가 내부망에 쓴 글에 전국 경찰들 "과도한 감찰" 공분
"제대로 조사하자" 현·차기 경찰청장에 경찰서장 인사 조처 요구
극단적 선택한 경찰관이 남긴 유서 [숨진 A 경위 유족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성=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감찰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강원 고성경찰서 A 경위의 죽음을 두고 동료들이 고인이 겪은 부당한 '별건 감찰'에 분노하고 있다.

A 경위의 죽음과 관련한 특별조사팀에서 활동 중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발전위원회(직발위) 관계자는 지난 9일 경찰 내부망에 별건 감찰의 부당함과 고인에 대한 인격모독이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글을 쓴 직발위 관계자는 A 경위가 쓴 유서 내용을 언급하며 "21년간 현장경험이 있는 경찰관인데 음주운전이 아닌 활동비 때문에 구속되어 교도소에 갈 것을 확신한 이유는 무엇이었겠느냐"며 극단적 선택 배경에 별건 감찰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 경위는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 '음주운전 혐의와 공금유용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공무원 신분을 잃고 검찰 수사를 받고 징역형을 살 것 같다'며 숨 막히는 불면과 괴로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직발위 관계자는 A씨가 직위해제 된 이후 경찰서에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진 공모전'에서 고인에 대한 인격모독이 있었다고도 했다.

공모전 과정에서 한눈에도 섬뜩한 작품들이 출품됐기 때문이다.

사진 공모전에서 나온 작품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서장을 비롯한 과장 등 간부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라온 한 작품 속에는 '음주운전은 미친 짓이다! 인생의 단두대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글과 함께 단두대에 직원들 사진이 합성돼있었다.

'섬뜩하다'는 의견이 여러 곳에서 나오자 작품은 삭제됐다.

다른 부서는 직원들에 유치장에서 '음주운전? 철창行'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찍은 작품을 냈다.

직원들 인물사진으로 영정을 만들고는 주변에 차량 열쇠와 술병을 끈으로 이어 놓고 '음주운전은 죽음이다. 평생 후회한다'는 글을 적어놓은 작품도 올라왔다.

이 작품은 대화방에서 '업그레이드된 장례식장 편'으로 평가받았다.

심지어 유서 미리 써보기와 일부러 무덤이나 관속에 들어가 체험해보는 행사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직발위 관계자는 "이 사진들이 과연 자발적으로 게시된 것으로 생각하느냐, 고인이 이미 직위해제 된 상태이므로 내부망 접근이 안 되어 이런 분위기를 몰랐으므로 인격모독이 아니었다고 판단되느냐"고 되물었다.

해당 경찰서장은 "24개 출품작 중 섬뜩한 일부 작품은 모두 심사에서 제외하고 건전한 작품을 우수작으로 뽑았으며, A 경위는 당시 직위해제 된 상태여서 이 같은 공모전이 진행된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음주운전 사고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했는데 진행 과정이나 내용까지 세세하게 살피지 못한 점은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극단적 선택한 경찰관의 수첩 [숨진 A 경위 유족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글쓴이는 또 민갑룡 경찰청장과 김창룡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를 향해 "평소 현장 경찰의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별건 감찰의 정당성을 묻고,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 서장을 인사 조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글은 하루가 지난 10일 현재 조회 수가 1만9천회가 넘었으며, 댓글 650여개가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고인을 애도하고 과도한 감찰을 비난하는 내용이며, 조금 더 사태를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위는 지난달 1일 저녁 속초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이튿날 직위해제 됐으며, 같은 달 26일 낮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

이후 경찰청은 A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 해소를 위해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 5명과 직발위 소속 3명으로 이뤄진 특별조사팀을 꾸리고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자살예방 (GIF) [제작 김유경.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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