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 앞세우고 中 맞불 훈련.. 힘겨루기 격전장 된 남중국해 [세계는 지금]
#2. “미국이 전방위 대중 봉쇄조치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6·25 참전 생존자 훈장 수여는 미국에 맞선 중국의 자신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가 지난 3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 생존자에게 기념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세계 최강의 군대인 미군을 물리쳐 전 세계에 신중국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도 미국과의 일전 불사의 의지를 보일 때마다 6·25전쟁을 거론한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갈등이 심해지자, 대미 강경파인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이 최근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중국을 물리치지 못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중국 내부 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 홍콩보안법,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2척을 급파하면서 동아시아 지정학적 정세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두 달여간 코로나19로 인한 미 군사력 공백을 틈타 남중국해와 대만 및 바시해협 등 인근 지역으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려던 중국의 의도에 제동이 걸렸다.
미 해군이 다시 복귀함에 따라 양국 간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스춘 중국 남중국해연구원 원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서태평양에 다시 돌아온 美 항모… 대만 주변 바다 美·中 힘겨루기 격전장
이미 대만 주변 바다는 미국과 중국 간 군사 경쟁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사회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면서 더욱 격해지고 있다. 남중국해는 물론 바시해협과 미야코해협, 동중국해 및 필리핀해까지 점점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바시 및 미야코 해협은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을 잇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해상 통로다. 바시해협은 필리핀과 대만 사이에 있고, 미야코해협은 대만과 일본 사이 해협이다. 태평양을 건너와 동북아를 지나 남중국해로 넘어가려면 미야코, 바시해협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려는 미국으로서는 이 두 해협에 대한 차단이 필수적이다. 반대로 미 봉쇄전략을 뚫으려는 중국으로서는 두 해협 선점이 절대적이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중국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ADIZ)과 일본, 대만 ADIZ를 잇달아 침범한 것도 미 봉쇄선을 무력화하려는 중국군의 시도인 것이다.
◆中, 일전 불사 의지… 미 겨냥 세 곳 동시 훈련 치르며 경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중국군이 남중국해와 대만 인근 해협, 그리고 중·인도 국경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군이 동시 군사 작전을 통해 이들 지역에서 고도의 전투태세를 유지할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군 간 충돌 위험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 공역에서 공중 급유 중이던 미군 공중급유기와 P3-C 대잠 초계기에 가까이 접근하는 도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었다는 대만 언론 도보가 있었다. 양국 정부 모두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일 경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9월에는 양국 군함에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 구축함 디케이티호는 남중국해 내 게이븐 암초 인근에서 중국 구축함 란저우호와 41m 앞까지 근접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수천톤의 군함이 수십 미터 앞까지 근접 접근했다는 것은 충돌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번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군사소통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7년 이후 양국 군 간 회담이 없었다. 이는 2018년 미 국방부가 다국적 해군이 참가하는 연합해군 훈련인 환태평양(RIMPAC·림팩) 훈련에 중국 초청을 취소한 것이 양국 간 군사갈등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현 메커니즘은 모든 대치를 통제하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기관리를 위해 더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양국 군 대치는 우발적이라기보다는 다소 의도적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의도적 대치를 관리하는 데는 안전한 작전뿐 아니라 정치·전략적 신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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