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지하철 그놈 단속 동행해보니.."우울증이라 충동적으로"|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앵커]
최근 아이들 다니는 학교에서, 그것도 선생님이 불법촬영을 저질러 큰 충격을 줬죠. 그런데 이 불법촬영, 여름철에 특히 더 많이 일어납니다. 그중에서도 지하철 불법촬영범은 처벌을 받고도 또다시 지하철에서 범행을 저지릅니다. 무려 10명 중 6명꼴로 다시 지하철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며, 지하철 성범죄자들을 잡아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오픈마이크에서 그 잠복 단속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기자]
[이석현 : 아무래도 날 더워지면 걱정이 되죠.]
[김주리·장종운 : 저도 당할까 봐 무섭고. 한심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오전 8시로 다들 한창 출근하느라 바쁜 시간인데요. 지금부터 철도경찰대와 함께 단속 현장을 동행해보겠습니다.
[김현모/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팀장 : 오늘은 여기 안양역 에스컬레이터로 시작을 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찍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불법 카메라가 많이 발생하고…]
서로 떨어져서 소통은 눈짓으로만, 학생처럼 보이려고 멘 책가방 안엔 수갑이 들어있습니다.
[윤지애/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관 : 행동이 달라요. 렌즈 방향이라든지. 치마가 찍힐 수 있게 이런식으로 들고.]
한곳에 오래 머물면 잠복이 탄로 날 수 있어, 역을 돌아다니며 단속을 벌입니다.
[윤지애/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관 : (어디로 이동하는 거예요?)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거기도 유동인구가 많거든요.]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의심되는 사람은 없는지 살핍니다.
불법 촬영은 물론, 성추행범도 잡아냅니다.
지하철 안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이 남성,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조강복/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과장 : 내 말 잘 들어. 지금 현행범 체포하는 거야. 공중추행으로… (잠시만요.)]
지하철 안을 살피면서 서울까지 왔는데요. 지금 잠복해 있어서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이 역에서만 18명이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강복/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과장 : 지금 기둥 옆에 하나 보고 있잖아요. 우리 직원(이예요.)]
이렇게 해도 빠져나가는 사람들 있습니다.
[윤지애/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관 : 경찰 기다리고 있는 도중에 도주하고 있는 거거든요. (피해자) 다리부터 상체까지 촬영을 했고요.]
하지만 끝까지 쫓습니다.
[조강복/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과장 : 지금 불법 카메라 촬영범 추적을 해서 저희들이 주거지 파악을 했거든요. 여기서 전화 한번 해보고 올라가든지]
[김현모/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팀장 : 근데 이게 카메라 증거가 거기 있거든. 대면해서 하는 게 효과가 있지 않나.]
[김현모/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팀장 : 경찰관인데요. 여자분 카메라 촬영한 거 있죠? (아니요. 없어요.) 휴대폰 어디 있어요?]
하지만 결국 혐의를 인정한 피의자, 왜 이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물어봤습니다.
[좀 충동적이었던 게 있었던 거죠. 사실 그걸 계획적으로 하진 않았겠죠. (이런 충동이 평소에 많으셨어요?) 아뇨 많았던 건 아닌데 요즘 힘들다 보니까 이제 우울증도 심하게 오고 그러다 보니까. (처음 하신 일이에요?) 멀리서 찍어본 적은 있었는데 노골적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긴 한데…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열심히 잡지만 잡은 사람을 잡고, 또 잡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강복/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과장 : 대개 두 번, 세 번 걸리는 사람도 있고요. (이 성추행범도) 예전에 한 번 잡았던 공중추행범인데 (그때 제가) 손을 올리라고 했다고 여자가 있으면, 그 기억을 했더라고요]
불법촬영 범죄자, 매년 평균 6천 명 가까이 잡고 있지만 이 중 실형을 선고받는 사람은 8.2%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75%는 또다시 불법촬영을 저질렀습니다.
[윤지애/서울지방철도경찰대 광역철도수사관 : 놀라셔서 우시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우는 모습을 볼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벌이 강화돼야 이런 범죄가 낮아지지 않을까…]
(화면제공 : 서울지방철도경찰대)
(영상디자인 : 황수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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