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협 "박원순 시장 죽음 안타깝지만 피해호소인 보호가 우선"

"의혹 제대로 밝혀야..피해호소인 2차 가해 노출 우려"
"고인 미화 정치인 등 언급 유감..연대할 것"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서울시는 고인과 유족의 의견을 반영해 분향소를 검소하게 마련했으며 화환과 조기(弔旗)는 따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0.7.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한국여기자협회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관련, 피해호소인 보호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여기자협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고인이 서울시 직원이었던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는 사실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며 "그 질문에 답할 사회적 책임이 고인을 애도하는 분위기에 묻혀선 안된다"고 말했다.

여기자협회는 "의혹을 제대로 밝히는 것은 질문의 답을 찾는 첫 단계"라며 "현행 법체계는 이번 의혹 사건에 공소권 없음을 결정했지만, 진상을 규명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면제한 것은 아니며 법적 차원을 떠난 사회적 정의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피해호소인이 무차별적 2차 가해에 노출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공인으로부터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국민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피해호소인의 고통을 무시하며 고인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정치인 및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공적 언급에 강력한 유감을 밝힌다"며 "언론은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성인지감수성을 거듭 점검하는 등의 언론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자협회는 "피해호소인과 연대의 의지를 밝히며, 이번 사안이 미투 운동의 동력을 훼손하거나, 피해자들의 용기를 위축시키는 일이 되어선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행정가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른 고인은 1990년대 한국 최초의 직장 성희롱 사건 무료 변론을 맡아 승소한 것을 비롯해 여성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도 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