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거부" 진보 야성 부각하는 정의당..민주당과 각 세우며 차별화
일부 당원 탈당 선언 등 후폭풍
진중권 "이참에 제 색깔" 응원
[경향신문]
지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행보를 보인 정의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을 두고 또다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정면 거론하면서 ‘조문 거부’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차별화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 조문을 둘러싼 정의당의 ‘각 세우기’는 류호정·장혜영 의원에게서 비롯됐다. 류 의원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을 향해 “당신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며 ‘조문 불가’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도 같은 날 박 시장의 의혹을 언급하며 “차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애도할 수 없다”고 했다.
두 의원의 입장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보인 정의당의 모습과 함께 당의 ‘차별화’ 행보를 더욱 부각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이 ‘민주당 2중대’에 머무른 당 정체성에 있다고 분석했으며, 최근 국회 원구성과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에 각을 세웠다. 정의당을 ‘범여권’으로 부르지 말아달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문 거부를 두고 당 안팎의 반발도 적지 않다. 당 홈페이지 등에는 지난 주말 사이 두 의원의 조문 거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당원들은 탈당계까지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연 전 부대표는 “우리 당이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참담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의당의 독자행보에 힘을 싣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정의당을 탈당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은 이참에 진보정당으로서 제 색깔을 뚜렷하게 하고, 진보 성향의 당원을 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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