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국의 곱절' 일본..코로나 급증에도 관광 장려 캠페인
[경향신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4~5월 긴급사태 발령 당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하루에만 40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일주일 사이 환자가 2000명 이상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총계도 1000명에 육박했다.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해야 한다’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일본 정부는 보건·방역보다 경제 활동 재개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13일 NHK방송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 발표 등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도쿄도 206명, 오사카부 32명, 사이타마현 31명 등 408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하루 환자가 3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며, 최근 일주일 사이 확진자는 2000명 넘게 늘었다.
이로써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만2704명, 사망자는 996명에 이르렀다. 두달여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엇비슷한 규모였지만, 어느새 확진자는 한국의 1.7배, 사망자는 3.4배(13일 발표 기준)에 이를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도쿄 등 수도권의 환자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도쿄에서만 나흘 연속 매일 200명 이상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호스트클럽·파견형 성풍속(성매매) 업소 직원과 고객 사이의 감염이 새로운 확산 경로로 떠오른 가운데, 요양시설·보육원·직장 회식까지 다양한 장소와 형태에서 감염이 재확산되고 있다. 최근 확진자의 40~50%는 뚜렷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최남단 오키나와현에서는 미군 기지 내 집단감염으로 비상이 걸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주일미군 측은 지난 7~11일 후텐마 비행장에서 38명, 캠프 한센에서 23명 등 코로나19 확진자 61명이 발생했다며 “기지 두 곳을 봉쇄했다”고 오키나와현에 통보했다. 미군 기지 감염자 61명은 NHK 일일 확진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키나와현은 두 달 넘게 환자가 발생하지 않던 지역이지만, 이번 미군 기지 감염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재확산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여행·관광 진흥책인 ‘고투(Go To)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여행지에서 쓸 수 있는 쿠폰·할인권 등을 대량 배포해 도산 위기에 놓인 관광·요식업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최근 감염 급증세를 감안하지 못한 조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12일 지지통신에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상황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 “최소한 도쿄에는 긴급사태를 선언해야 할 객관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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