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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권리? 탑골감성?..01X고수와 싸이월드 백업 논란

유태환 입력 2020. 07. 13. 16:01 수정 2020. 07.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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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통합반대 이용자, 2G폐지에 소송 계속
"정부와 기업 이해관계에 선택권 짓밟혀"
기업들 "망 노후화 서비스 중단 요인"
'싸이월드 폐업 전 백업 방법' 공유 한창
"작은 사진이 추억 하나" 구구절절 사연
허은아 '싸이월드 보호법' 발의 기자회견
SK텔레콤이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에 대해 안내하는 공지. (사진=SK텔레콤 홈페이지)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정당한 이용자의 권리 주장인가? 아니면 탑골감성에 기반을 둔 단순한 과거 집착인가?’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01X번호를 고수하려는 이들과 폐업이 기정사실화한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 논란을 놓고 엇갈리는 반응들이 나온다. 소비자 권리에 방점을 찍고 이들을 옹호하는 측도 있고, 기업의 비용부담이나 신기술 혜택 거부에 대한 시선도 있다.

◇헌재 “인격권 제한 안 돼” 위헌확인 기각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이날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등 광역시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6일 광역시를 제외한 강원도·경상도·세종특별자치시·전라도·제주특별자치도·충청도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은 2차 종료다.

SK텔레콤은 오는 20일에는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에 2G 서비스를 중단하고 27일 서울을 끝으로 모든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SK텔레콤 2G 서비스 종료 대상자는 약 38만4000명이고 이중 010 번호를 사용 중인 10만명을 뺀 약 28만명이 01X 번호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 01X 이용자 일동’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정부정책과 기업경영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제는 그나마 남아 있던 01X 번호유지를 위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마저 철저하게 짓밟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달 24일 패소한 ‘번호이동 청구소송’ 항소심에 대해서도 “대법원 상고를 진행하며 2주 이내 관련 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라고 엄포를 놨다.

과거 SK텔레콤이 독점으로 사용했던 011 앞번호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는 다른 01X번호에 비해 높다. SK텔레콤이 겪는 송사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확률은 극히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 2013년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자원으로서 (중략) 청구인들의 인격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동전화 식별번호 통합추진 위헌확인(2011헌마63·468) 사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KT(030200)는 일찌감치 2G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고 LG유플러스(032640) 역시 멀지 않은 시기에 서비스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중단 일정은 정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서비스 중단의 가장 큰 요인은 망 노후화 등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말 기준으로 약 45만명 정도가 2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싸이월드이용자 데이터보호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대부분 사진 확인 못 하는 상태”

스마트폰과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국내에서 약진하기 이전인 2000년대 초 젊은이들의 감성을 책임졌던 싸이월드에 대한 사연은 더 구구절절하다.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싸이월드 폐업 전 데이터 백업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글쓴이들은 “작은 사진이라도 추억 하나 건진 것에 감지덕지”라거나 “이미 대부분의 사진이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사진을 저장하면서 과거에 대한 추억이나 사연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싸이월드 서버가 기존 데이터를 상당 부분 소실하면서 과거 이용자들이 이를 온전히 복원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부가통신사업자가 그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휴업하거나 폐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휴업 또는 폐업 예정일 30일 전까지 그 내용을 해당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자에게 알리고 (후략)’는 조항 등 때문에 싸이월드 측에 데이터소실과 관련한 법적인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싸이월드라는 일개 기업의 폐업과 회생이 아니다”며 “3200만명 우리 국민이 그간 쌓아온 140억장의 사진과 20억개의 다이어리, 그리고 5억개의 배경음악 등 모든 이용자 데이터 역시 사라지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지난 10일 개최한 ‘싸이월드 이용자 데이터 보호를 위한 긴급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싸이월드 사태를 바탕으로 갈수록 고도화되는 디지털 경제 시대 이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 보호법’ 두건의 개정안을 일명 ‘싸이월드 데이터 보호법’이라는 명칭으로 곧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 법은 이용자가 기업에 대해 자신의 개인정보 및 데이터에 대해 회수할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정보 주체의 정보 주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허 의원도 지적했듯이 현재 싸이월드의 데이터 서버 비용은 연간 기준 약 6억 원에 달한다. 결국 기업에게 일방적으로 데이터 보존 책임을 지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비책 역시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태환 (pok203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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