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티 한복 입은 블랙핑크.. K패션은 진화한다
블랙핑크의 한복 논란
"왜 의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지? 정말 멋진데." "한국 전통 의상이야. 한복이라고 해." "이건 변형된 거야." "예쁘다! 의상도, 퍼포먼스도, 노래도 완벽!"
지난달 26일 미국 토크쇼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을 통해 공개된 걸그룹 블랙핑크의 컴백 무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유튜브에 달린 댓글이다. 지미 팰런 쇼에서 요즘 트렌드인 크롭티(Cropped T·배꼽티) 스타일의 저고리, 두루마기 등을 입고 무대를 꾸몄다. 8만5000여개 댓글 중 상당수가 '한복이 어떤 옷이냐' '디자이너가 누구냐'를 물었다. 이미 뮤직비디오에서 한복 입은 BTS를 필두로 최근 가수 지코, 강다니엘 등도 광고에서 한복을 입어 한복에 익숙한 해외 팬도 적지 않았다.
블랙핑크 공식 뮤직비디오에선 지수(알렉산더 매퀸), 제니〈사진〉(샤넬), 로제(마린 세르), 리사(오프화이트·셀린)가 세계적 디자이너 브랜드 의상을 입다가 막판에 파격적인 한복을 번갈아 입으며 파워풀한 시각적 변주를 줬다. 그러나 의상 정체성이 한복 맞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옷은 진화한다. 서양 의복 역시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일상에 적합하도록 변형됐다. 서양 복식사에 '혁명'으로 불리는 1300년대엔 치렁치렁한 의상에 몸에 맞는 '재단'이 도입됐다. 남성 하의였던 브레(braies)는 16세기쯤 짧은 속옷으로 변형되더니, 현대에 들어선 겉옷인 바지로 자리 잡는다. 기술의 발전이 의상을 바꾸기도 한다. 이전까지 리본과 버튼으로 옷매무새를 만졌다면, 1893년 미국 휘트컴 저드슨이 움직여 여닫을 수 있는 금속 잠금장치를 발명하고, 20년 뒤 기드온 선드백이 현대적인 지퍼 형태를 만들면서 옷 입느라 낑낑대며 시간 허비하는 걸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한복 역시 시대에 따라 디자인이 조금씩 변화해왔다. 최근 젊은 층에도 인기 높은 한복 철릭 드레스는 저고리와 주름치마가 연결된 형태로 고려시대부터 있던 디자인이다. 소매는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디자인했고, 치마 주름 폭도 넓어졌다. 이미 수백년 전부터 한복은 스타일을 '개량'해 온 것. 패션(fashion)은 그 자체가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행위나 활동을 말하는 라틴어 '팍티오(factio)'에서 유래했다. 시도하는 것, 그것이 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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