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강판'으로 포스코 목죄는 현대제철

전민준 기자 2020. 7.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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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현대·기아, 자동차 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

[편집자주]국내 철강 1위 기업인 포스코에게 2위 현대제철은 차강판의 새로운 경쟁자다. 매출액이나 조강생산능력, 제품 판매량에선 아직 격차가 분명하지만 철강 기술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자동차강판에선 별 차이가 없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을 생산·개발한 지 15년 만에 포스코(1994년 생산 시작)를 따라잡았다.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대제철은 포드와 GM, 폭스바겐 등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포스코를 압박한다. 대표적 미래자동차인 ‘수소전기차’에도 현대제철은 포스코가 생산하지 못하는 고급 내외판재를 납품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현대제철은 차강판 기술력을 통해 포스코를 넘어서려 한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한 지 약 16년이 지났다. 자동차 소재부터 완성차까지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야심도 조금씩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생산기술과 품질은 이미 포스코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를 넘어 해외 자동차 브
랜드에도 납품하며 포스코와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철강의 꽃 ‘자동차 강판’


자동차 강판은 철강의 꽃으로 불리는 고급 강판이다. 다른 철강 제품보다 톤(t)당 20~30%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세계 철강업체 중에선 미국 US스틸, 독일 티센크루프, 인도 타타스틸, 일본 일본제철·JFE스틸 등 전 세계 상위 50개 철강사(조강생산량 기준) 가운데 20곳 정도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높은 기술력과 품질 수준이 요구돼 업체의 기술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 자동차 강판은 더 좋은 물성과 더 미려한 외관을 위해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일본제철과 티센크루프가 선두자리를 다퉜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이들을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일본제철은 토요타·닛산·혼다를, 티센크루프는 BMW·벤츠·아우디·폭스바겐을 각각 고객사로 두고 성장을 거듭했다.

자동차 강판은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생산 프로세스와 완성차의 필요에 따라 자동차의 각 부위별로 서로 다른 특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가공성(성형성·내시효성·형상동결성) ▲외관품질(무결함·도장성) ▲방청성 ▲용접성 ▲내충격성 등 모든 특성이 별도로 관리돼야 한다. 그만큼 자동차 강판 기술 성장엔 철강업체와 완성차업체 사이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완성차업계에선 환경 규제에 따른 유해원소(Pb(납)·Cr(크롬)) 저감과 연비 향상은 물론 안정성을 위한 고강도, 고내식성 등을 요구한다.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고강도 강판의 다량 사용과 경량화 등을 통한 자동차 연비 향상의 중요성도 부각되는 중이다.

자동차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해 철강업계는 경량화, 원가 절감 요구에 따른 제품 단순화, 초고장력 강판 및 고성형 강판 개발 등 기술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모기업으로 둔 현대제철이 포스코를 따라잡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였다는 얘기다.



“현대제철, 이미 포스코 넘었다”


시장에선 현대제철이 포스코를 사실상 넘어섰다고 평가한다. 전 세계 철강시장에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조강생산능력, 판매량, 인지도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자동차 강판에 있어선 현대제철이 한 수 위다. 실제 현대제철이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5년 ‘포스코가 생산 시작은 빨랐지만 현대제철이 놔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열연강판(철강 기초 제품) 등 부가가치가 낮은 철강제품에 집중하던 포스코는 1994년 용융(물질이 가열되어 액체로 변화하는 것)된 아연을 냉연강판이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코팅이 되는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에 성공하며 자동차 강판 생산에 첫발을 내딛었다. 1990년대 말 포스코는 용접성이 우수한 합금화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고 이 제품을 토요타에 납품하며 본격적으로 기술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옛 현대하이스코가 2005년 순천공장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하며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하이스코는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신성재 전 사장(현 삼우 부회장)이 운영하던 회사로, 현재 현대제철 강관·냉연사업부의 전신이다. 2년 뒤인 2007년 현대하이스코는 당진에 철강종합연구소를 설립해 고장력 강판 개발에 주력하며 포스코를 빠른 속도로 추격했다.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기술력이 포스코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지표 이상을 보여주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량만 놓고 보면 1700만톤 정도 격차가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조강생산량 순위는 포스코 5위, 현대제철 15위다. 철강업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가 조강생산량이어서 포스코가 현대제철보다 한참 위라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최근 현대제철의 기술력은 지표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제품이 ㎟당 180㎏까지 하중을 견디는 1.8GPa(기가파스칼·압력을 나타내는 단위)급 초고강도 차강판이다. 포스코는 해당 제품을 만드는 데까지 무려 24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현대제철에선 14년이 소요됐다. 현대제철은 1.8GPa급 초고강도강판을 제네시스 G80에 납품하며 프리미엄 자동차 소재로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G80 한 대 생산엔 1.6t의 자동차 강판이 사용되며 이 중 76.5%가 고장력 강판이다.

고장력 강판 가운데 1.8GPa 초고강도강판 비중은 18.7%다. 현대제철이 G80에 납품하는 강판(일반강, 고강도강, 초고강도강)은 1.5t으로 94%다. 일부 구조물을 제외하고 전량 현대제철 강판이다.

현대제철의 기술 발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9년 현대제철이 판매한 자동차강판 677만톤 중 90% 정도가 현대·기아차로 들어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9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한국은 395만대로 7위였다. 이 중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기술 성장 속도는 무섭다.

현대제철은 2021년 중 2.0GPa, 2023년 2.2GPa 이상의 초고강도 강판을 내놓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BMW, 토요타, 벤츠에 납품하지만 일반강 위주여서 기술 개발을 끝냈어도 상용화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강판 기술과 완성차업체의 품질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독일과 일본 철강업체가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각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0년 이후 현대차, 기아차의 약진은 현대제철 등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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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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