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모 찬스'로 부정 입학, 개탄스러운 연세대 비리

2020. 7. 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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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와 홍익대에 대한 교육부의 종합감사에서 입시·학사 비리와 회계 부정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14일 발표한 종합감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연세대 교수들의 짬짜미 입학 전형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와 관련한 논란이 거세지자, 16개 주요 사립대를 상대로 종합감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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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와 홍익대에 대한 교육부의 종합감사에서 입시·학사 비리와 회계 부정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적발된 내용 가운데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 수법이나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중대 비리도 적지 않다. 개교 이래 첫 종합감사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말 그대로 ‘적폐’다. 이러고도 어떻게 명문 사학이라고 자처해왔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교육부가 14일 발표한 종합감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연세대 교수들의 짬짜미 입학 전형이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원 입학 전형에서 단계마다 손을 써서 자기 딸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심사 정량평가에서 9위였던 교수 딸은 정성평가에서 5위로 올라갔고, 구술시험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서류심사 1, 2위의 지원자는 각각 47점과 63점의 낮은 구술 점수를 받았다.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부모 찬스’ 쓰기에 가담한 것이다. 연세대의 다른 교수는 전공이 전혀 다른 딸에게 자신의 강의를 듣게 해 최고 점수인 A+를 줬다. 집에서 시험 문제를 내고 정답지까지 써서 딸에게 건넸다고 한다. 취업 절벽을 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는 제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얘기 아닌가.

연세대와 연세대 의료원의 보직 교수들이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단란주점, 골프장 등에서 십수억원의 돈을 써온 것도 적발됐다.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재산 관리에서의 회계 부정이야말로 핵심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연세대는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나온 소득의 80% 이상을 대학 운영비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 2016~2018년 3년 동안 62~70%만 사용해 256억원의 법인 재산을 불렸다.

사립대 가운데 적립금 1위(7796억원)인 홍익대도 법인 소유 토지의 재산세와 소송 비용을 법인회계가 아닌 교비회계에서 집행하는 등 십수억원대의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 이들 돈은 모두 학생 교육에 쓰여야 했다. 학생들이 피해 당사자인 셈이다. 두 대학은 학생들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해야 마땅하다.

교육부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와 관련한 논란이 거세지자, 16개 주요 사립대를 상대로 종합감사에 들어갔다. 모두 개교 이래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는 대학이다. 다른 대학들의 실태도 연세대나 홍익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대학들이 비리와 불공정에서 벗어나 이름에 걸맞은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막중한 책무가 교육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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