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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사회생..대법원 '친형 강제입원 허위사실 공표'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이혜리·경태영·김형규 기자 입력 2020.07.16. 20:55 수정 2020.07.1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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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해야"
법관 12명 중 5명은 '유죄 의견'

[경향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뒤 경기도청 앞에서 입장을 밝히다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56)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관해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은‘무죄’라는 취지여서,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다. 이번 판결로 이 지사는 그간 자신을 옥죄던 족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수원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낸다고 16일 선고했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TV 토론회에서 친형의 강제입원에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봤다.

쟁점은 이 지사가 형 강제입원 관련 질문에 부인하면서 ‘일부 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2심은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말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일부 사실을 숨긴 경우에도 유권자들의 공정한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말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지사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게 맞다고 했다.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치열하고 즉흥적인 공방이 오가는 TV 토론회에서의 후보자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법적으로 공개할 의무가 없는 사항에 관해 후보자가 일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일정한 한계를 넘는 표현은 엄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지만 자유로운 토론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더욱 넓게 보장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형 강제입원 절차에 일부 관여한 사실은 법적으로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고, 이 지사 발언은 다른 후보자의 공격적 질문에 방어하는 차원에서 다소 부정확한 표현을 쓴 것일 뿐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박상옥 대법관 등 5명은 허위사실 공표가 맞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선고 후 경기도청 앞에서 “도정에 더 충실하게 임해서 도민들의 삶과 경기도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성과로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지사직 박탈이라는 위협 요인을 떨쳐낸 만큼 대권주자로서 지지율 상승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여권 대선 구도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낙연 대세론과 이재명 대망론이 경쟁하는 양강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더불어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환영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지사의 도정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오늘 판결이 법과 법관의 양심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인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 지사는) 겸허한 자세로 도정에 매진하라”고 말했다.

이혜리·경태영·김형규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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