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사 "환자 속출로 병상 1300개 부족..전략 안 바꾸면 파탄"

한상희 기자 2020. 7.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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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일주일 만에 3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급격한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도쿄 가와키타(河北) 종합병원 담당자는 "병상을 확보하려면 코로나19 이외의 병으로 입원하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병동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또 직원 중에는 고령의 가족과 함게 살고 있어 코로나19 환자를 대응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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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神奈川)에 있는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일주일 만에 3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급격한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도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를 인터뷰해 "의료계 내에서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들불이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NHK 집계를 보면 일본의 신규 확진자 수는 10일(430명) 11일(386명) 12일(408명) 13일(260명) 14일(333명) 15일(450명) 16일(623명) 등으로 폭증 양상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입원 환자 수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증상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만큼 감염병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신문에 따르면 16일 기준 도쿄도 내 입원 환자 수는 760명으로, 지난 1일 280명과 비교해 2.7배 증가했다.

도쿄도는 이에 13일까지 병상 2800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의료 기관에 호소했지만, 1500개 병상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교린대(杏林大) 병원 야마구치 요시히로(山口芳裕) 응급의료센터장은 "현재 도쿄도는 병상이나 요양시설 확보에 쫓기고 있다"면서 "지금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파탄한다"고 경고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도쿄 가와키타(河北) 종합병원 담당자는 "병상을 확보하려면 코로나19 이외의 병으로 입원하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병동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또 직원 중에는 고령의 가족과 함게 살고 있어 코로나19 환자를 대응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병상 준비엔 시간이 걸린다. 정부가 지시한다고 해서 바로 병상을 준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병상 수가 부족해진 데에는 더 근본적인 배경이 있다. 경증 환자를 수용할 요양시설이 부족해지자 입원 환자수도 맞물려 증가한 것이다.

도쿄도 정부는 지난 5월 확진자 수가 줄자 7월부터 경증자들의 요양 시설을 기존 5개에서 2개 호텔로 축소했다. 그런데 이달 2일 이후 100명 넘게 확진되는 날이 이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호텔 내 수용 가능한 객실은 100명 정도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가볍거나 무증상 환자에 대해 "자택보다 '숙박 요양'을 기본으로 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도쿄도 내에선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 호텔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며 자택 요양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자택 요양이란 코로나19 확진자가 본인 집에서 격리·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도쿄도 내 자택 요양자는 16일 기준 248명에 달해 지난 1일(39명) 이후 보름 만에 6배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일본 내 전문가들은 자택 요양의 경우 "환자 상태가 급변할 위험이 있는 데다, 환자의 행동을 억제할 수단이 없어 외출해 감염을 확산시킬 우려도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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