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갖다 놓는 게 수치? 난 박원순보다 심한데"..현직 의사가 '2차가해'

김정은 2020. 7. 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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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與) 성향 방송인들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발언들로 빈축을 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판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친여성향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도 2차 가해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씨는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장이 운동 마치고 온 후 옷장에 있는 속옷을 비서가 가져다 줘야 했다. 그래서 여비서는 시장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는데 제 경험에 비췄을 때 그게 과연 기쁨조 소리를 들을 정도의 일이었을까"라며 "왜곡된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거라 생각하고 그 정도로 수치스러울 일이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이씨는 "김재련(고소인측 변호사)이 언론에 낸 기사들 우리 여직원들한테 보여주니 '이거 다 합친 거보다 원장님이 더 심한 거 같은데요'라고 했다"며 "이 말 한 친구는 저희 병원에 13년째 근무 중이고, 그 동안 신체접촉도 많았는데 아직까지는 성추행으로 고소 같은 건 당해본 적 없다"고 했다.

"자료가 나올수록 (고소인 측의) 공감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힌 이씨는 "성희롱을 하는 녹음파일 혹은 문자 등을 캡처해서 보여주면 될 일을 주저리 주저리 얘기하고 화내느냐"며 "그녀는 과연 잠자는 시장을 내가 깨워야만 했다는 일이 부들부들 떨 만큼 힘들어 그가 죽음을 택한 지금에조차 그를 벌주고 완전히 망신을 주고 싶은 걸까"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에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표현을 똑바로 합시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해 친여 성향의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씨는 또 자녀 입시 비리 등의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의견을 꾸준히 개진중이다.

앞서 친여성향 프리랜서 아나운서 박지희 씨 역시 지난 14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 피해 여성에 "왜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는지, 4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또 다른 친여성향의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작가도 같은 날 유튜브 '이동형TV'에서 "미투 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말 못 해서 밝힌다는 취지로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는) 뒤에 숨어 있으면서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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