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문재인에 속았다..국토위 사퇴" 진성준 유감에 '공분'

천금주 2020. 7. 18. 06: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시스

‘그래 봤자 집값 안 떨어진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일 해명에 나섰다. 그는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된다”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 발목을 잡으려 해 이를 반박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이를 왜곡 보도했다는 취지다.

이에 진 의원은 사과 대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궁색한 변명이라며 더욱 공분했다. 급기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분노한 네티즌들이 ‘3040 문재인에 속았다’와 ‘진성준’이 오르내렸다. 네티즌들은 진 의원의 발언을 빗대어 조롱을 이어가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단순 실언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은 지난 16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이 끝난 뒤에 불거졌다. 이날 방송에선 ‘7‧10 부동산 대책’에 대해 진보 패널로 진 의원과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보수 패널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과 송석준 의원이 출연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22차례의 정부 대책에도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 대해 진단하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방송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방영됐다. 문제는 토론이 끝난 뒤 진 의원이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패널들과 대화한 내용이 고스란히 송출되면서 불거졌다.

김 비대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가 없다”고 지적했고 이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김 비대위원이 곧바로 “여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국민은 어떻게 하냐”고 맞받아쳤고 진 의원은 “부동산 뭐 이게…. 어제오늘 일입니까”라고 답했다.

이는 토론 때 진 의원이 펼친 주장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진 의원은 “부동산 정책의 원칙이 확립될 때가 왔다” “근본적 처방을 하게 됐다” “이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고수돼야 한다” 등의 주장을 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진 의원은 “100분 토론 발언 관련 왜곡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나의 발언은 집값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명했다. “내 발언의 진의는 ‘집값 하락’이라는 과장된 우려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를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한 진 의원은 “토론에서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을 계기로 ‘1가구 1주택’의 원칙을 확립해 나갈 것을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행 부동산 대책에도 투기 자본이 조세부담을 회피해 빠져나갈 정책적 ‘구멍’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한 진 의원은 “앞으로 이 구멍을 더 촘촘하게 메워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토론 과정에서도 이런 생각을 개진했다. 이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저의 진의를 확인하지 않고 왜곡해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전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런 해명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진 의원의 해명에 더욱 분노하는 모양새다. 특히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에서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날 공교롭게도 여당 핵심 인사가 문 대통령의 연설과 상반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속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급기야 이날 오후 네이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3040 문재인에 속았다’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는 네티즌들이 해당 키워드를 검색창에 반복적으로 입력해 실검 순위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같은날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 없는 진성준 의원을 국토위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성명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중부와 여당의 진정성이 국민으로부터 의심받고 있는 지금, 그 대표자로서 토론에 나선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이 ‘집값이 안 떨어질 거다’라고 발언을 한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담겼다.

경실련은 또 “이미 정부와 여당은 거듭되는 실책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를 의심받았다”며 “진 의원의 발언은 정부와 여당의 실책들과 오버랩 돼 단순 실언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각종 토론과 정책 결정에 참여해 겉으론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진 의원은 국토위 위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에게 계속 국토위 중책을 맡긴다면 정부와 여당의 의지를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경실련은 “진 의원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진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친문 핵심 인사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