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 채널A 기자 구속, '검언유착' 철저 수사 계기로

2020. 7. 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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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윤리 훼손뿐 아니라 검찰과 언론의 유착 논란을 불러온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가 지난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이 전 기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가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고 증거를 계속해 인멸할 우려가 높아 보인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피의자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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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에이> 기자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저널리즘 윤리 훼손뿐 아니라 검찰과 언론의 유착 논란을 불러온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가 지난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이 전 기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가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고 증거를 계속해 인멸할 우려가 높아 보인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피의자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제 검찰은 더이상 흔들리지 말고 유착의 한쪽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구속 사유에 적힌 걸 보면, 지금까지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언론이 유착됐다고 볼 만한 ‘충분한 근거’가 발견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수사가 더디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선 아직 단 한차례의 조사조차 이뤄지지 못한 건 매우 유감스럽다.

여기엔 윤석열 총장의 책임이 매우 크다. 윤 총장은 이번 수사를 미적거리다 끝내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는데, 그간의 행동이 ‘측근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을 겸허히 되돌아볼 때다.

이제 수사의 핵심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기자 사이에 어떤 만남과 대화가 있었는지를 명명백백히 밝히는 일이다. 검찰이 언론을 활용해 고도의 정치적 수사를 벌이는 건 용납할 수 없고, 언론이 검찰에 기대어 수사 대상자를 겁박하며 특종을 따내려는 것도 비뚤어진 모습이다. 이번 사건은 이런 타락한 현상에 분명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국기자협회 채널에이 지회는 이 전 기자 구속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한국 언론의 독립성과 자유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불안한 처지에 놓인 수사 대상자의 심리를 압박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빼내려는 취재 방식이 언론자유의 영역일 수는 없다. 권력과 짬짜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마당이니 오히려 저널리즘 윤리를 땅에 떨어뜨린 개탄스러운 사건이다.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 여러 개의 종합편성채널에 무리한 허가를 내준 뒤 저널리즘 본령을 생각하지 않는 도 넘은 정파성과 센세이셔널리즘 보도가 극심해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검·언 유착’ 사건이 종편의 타당성 문제까지 되돌아보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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