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옳다"고 말한 근거는? "내가 옳았기 때문"

정영훈 2020. 7. 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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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옳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왜냐하면,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옳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19일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했습니다.

앵커인 크리스 윌리스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질문을 던졌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통계는 틀렸고, 자신은 옳다는 것입니다.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3백70만 명이 넘어선 상황.

월리스 : "지난주에는 4월 봄 정점 때보다 두 배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 "만약 우리가 검사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런 도표를 보여줄 수 없었겠죠. 검사가 절반만 이루어졌다면, 그 숫자는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늘어만 가는 코로나19 환자 규모에 대해 그저 검사 수가 늘어난 결과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 20일 "트럼프의 논리는 검사를 통해 양성인 사람만 주목하는데, 이는 많은 사람이 무증상 상태에서 검사 없이 무의식적으로 감염을 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월리스 앵커는 다시 반박합니다.

월리스 : "검사는 37% 증가했지만, 확진자는 194% 늘었습니다."

트럼프 : "많은 사례가 하루 만에 치료되는 젊은 사람들입니다. 코훌쩍이는 정도였는데 검사를 했죠. 대다수가, 내 추측엔 99.7%가 금방 회복될 사람들이고 많은 경우 아주 빨리 나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2, 30대 환자가 늘고 있고 나이 든 환자에 비해 입원하는 경우는 적지만, 많은 젊은이도 중태에 빠지거나 죽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트럼프 : "나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치명률(mortality)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윌리스는 즉각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월리스 :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번 주 하루 9백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근처에 있던 보좌관들에게 소리를 쳤습니다. "사망률 자료를 주세요"

곧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의 자료를 받아 다시 말했습니다.

"최종 치명률은 가장 낮습니다." (“Number one low mortality fatality rates.")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주장했습니다.

폭스 측은 녹화된 인터뷰까지 멈추고 존스홈킨스 대학 집계를 통해 다시 이를 논박합니다.


윌리스는 백악관 측이 제시한 데이터는 유럽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도 빠져있었으며, 미국보다 대응을 잘한 나라 데이터 역시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의 중국으로 화살 돌리기는 여전했습니다.

윌리스가 다시 미국에서 여전히 하루 1천 명 가까이 코로나19로 죽고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왔습니다. 중국은 바이러스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했습니다. 나가지 않아야 했지만, 결국 유출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하이라이트는 다음입니다.

트럼프 : "내가 결국 옳을 것입니다. 내가 (코로나19가) 사라질 거라고 말한 거 기억하죠?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옳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왜냐하면,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옳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적 근거 없이 오랫동안 반복해왔던 코로나19 자연 소멸론을 또 끄집어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코로나19 담당자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다시 드러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불안 조장자입니다."라고 말했고, '이번 가을과 겨울이 미국 보건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한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에 대해 "그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의 '나이'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바이든은 무능하며,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상태"로, "두 문장을 함께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며 "나와 함께 인지 능력 평가를 받자."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 바이든 "트럼프, 코로나19 무지가 미덕 아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즉각 성명을 냈습니다.

"대통령, 당신의 무지는 미덕도, 힘의 표시도 아닙니다."라며 "오늘 아침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야 할 CDC와 보건 전문가를 공격했습니다."라고 바이든은 말했습니다.

바이든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는데, 지난 6개월간 코로나19와 관련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으로 입증된 사람은 트럼프 자신입니다."라고 공격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자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원색적 공격에는 직접적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폭스뉴스가 12~15일 등록 유권자 1천1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43%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적합한 수준이라고 답한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7%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까요?

이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니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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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기자 (jyh21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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