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눈 항상 충혈.. 몸무게도 4~5kg 줄어

조백건 기자 2020. 7. 2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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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25시]
측근들이 전하는 요즘 윤총장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은 지난 16일 저녁 대검 간부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만취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과 교감해 여권 인사들의 비리 제보를 종용했다가 실패한 혐의(강요 미수)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이었다. 이 전 기자는 17일 밤 구속됐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수사팀이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는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도, '검·언 유착' 프레임을 들고나온 여권 인사들과 이를 받아 보도한 MBC는 수사하지 않는 상황이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다. '측근 감싸기'라는 여권의 공세가 거센 와중에도 '균형 잡힌 수사를 하라'고 지시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친정부 성향의 대검 간부들의 흔들기도 계속됐다.

이는 결국 이 사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이어졌고 윤 총장은 그 지시를 수용했다. 이달 초 전국검사장회의에서 일선 검사장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위법하다. 재지휘를 요청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지만 윤 총장 스스로 물러선 격이 됐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강골 검사 윤석열 맞느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강한 윤석열' 이미지로 검찰을 이끌던 윤 총장의 조직 장악력은 위기에 직면했다.

검찰 간부들은 "수사팀은 사건 전모를 밝히려 하는데 위에서 못 하게 하면 막아주는 게 검찰총장이지만, 이 사건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윤 총장을 방어했다. 윤 총장은 주변에 "나도 내가 검찰총장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자리 미련은 없다"면서도 "진행 중인 수사가 있고, 검찰 조직을 생각해서라도 지금은 참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기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 '지휘권 발동 수용'으로 입게 될 리더십의 타격도 감수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윤 총장이 제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최근 3주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주례(週例) 대면 보고를 받지 않았다. 이 지검장이 윤 총장 앞에서 핵심 내용이 담기지 않은 서면 보고서를 그대로 읽는 수준의 대면 보고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주요 사건 대부분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상황이 윤 총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 1월 윤석열 사단 '대학살 인사'에 이어 이달 예정된 검찰 인사를 통해서도 윤 총장의 고립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지난주 고검장 두 명에게 용퇴 의사를 물었다"고 했다. 현재 비어있는 검사장급 이상 자리 6개에 2개가 추가되고, 이 자리를 메우는 승진·전보 인사가 진행된다면 인사 폭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 내부에선 "윤 총장이 친문(親文) 검사들에 의해 완전히 포위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윤 총장은 주변에도 별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 간부들은 "보고를 가면 눈이 충혈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다" "총장 몸무게가 4~5㎏ 정도 빠졌다"고 했다. 윤 총장은 저녁은 대부분 서울 서초동 자택에 가서 먹고 외부인은 만나지 않는다. 주말엔 온종일 산책을 한다. 윤 총장은 주변에 "생각하면서 걷다가 배고프면 김밥,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또 걷는다"고 했다고 한다. 그를 아는 법조인들은 "윤 총장이 일단 허리를 숙였지만 현 상황을 냉정히 보고 있을 것"이라며 "권력 수사를 놓고 정권과 부딪치는 상황이 또다시 온다면 윤 총장이 이를 피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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