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축포 3개월 만에 등 돌리는 2040..'고심' 깊어진 여당

박용하 기자 2020. 7. 2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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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1대 총선 평가' 토론회 개최

[경향신문]

통합당 ‘탄핵소추안’ 제출 소식에도…추미애 ‘그저 웃지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고 말하자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슈퍼 여당’ 이끈 세대…부동산·성추문 악재로 이탈 가속
지지율 하락세에 성과·한계 논의보다 향후 과제에 무게
“젊은 세대 감수성·사회경제적 문제 섬세하게 접근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문제’ 등 젊은 세대의 고충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2040세대의 지지가 21대 총선의 승리를 이끄는 기반이 됐지만, 부동산 문제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이 이들의 이탈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총선 압승 3개월 만에 ‘등 돌린’ 최대 지지세력을 붙잡기 위한 집권 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평가 토론회를 열고 지난 총선에서 당이 거둔 성과와 한계를 논의했다. 토론회는 총선 압승을 평가하는 자리였지만 부동산 논란으로 촉발된 지지율 하락세를 반영한 듯 향후 과제에 무게가 실렸다.

발제에 나선 정해구 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분노를 전했다. 정 전 위원장은 “2040세대는 집을 살 여건도 안 되는데 이들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살 수 있게끔 주택과 일자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줄 필요가 있다”며 “총선에 승리한 민주당이 가장 핵심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지지 기반인 젊은 사람들을 어떻게 잘살게 해줄 것인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2040세대의 지지가 민주당 총선 승리의 핵심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8대 총선 이후 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2040세대의 선거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며 “방송사 출구조사 등을 보면 2040세대는 대체적으로 민주당과 정의당 계열 정당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나섰던 2040세대의 지지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40세대의 지지율은 최근 부동산 문제가 심화되며 급격히 이탈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부동산 문제가 떠오르던 7월 첫째주 민주당 지지율은 30대에서 43.3%, 40대에서 48.6%였으나 7월 셋째주엔 36.1%, 46.3%로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 연령대의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상승했다.

토론회 패널로 나온 진성준 의원은 “21대 국회의 첫번째 과제는 불평등과 격차의 근원지인 부동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사회의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정부 출범 3년 동안 집값·전셋값 등이 지속적으로 올라 자산 격차가 확대됐다”며 “이는 사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국민의 분노와 불안감을 키우고 국정동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이번에야말로 ‘부동산 불패 신화’를 반드시 종식시켜야 한다”며 세제 개혁 입법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 3법’ 통과를 강조했다. 그는 다만 “부동산 문제는 다양한 이해집단이 얽혀 있는 문제로 단번에 성과를 이루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당장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정부와 당이 자산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일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도 언급됐다. 패널로 참석했던 김성환 의원은 토론회 직후 “젊은 여성들의 충격과 지지율 하락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공천에서도 ‘미투’ 사안은 굉장히 예민하게 관리했는데 이런 일이 터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본질적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당 소속 공직자의 윤리·도덕 문제를 살피는 ‘윤리감찰단’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위원장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식 전환부터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감수성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2040세대의 감수성과 그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섬세하게 접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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