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랠리 따라가는 銀·銅..원자재에 불어드는 '활기'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비롯된 불안감이 안전자산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한 국제 금 가격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은, 구리, 아연 등 금속 및 광물이 금을 쫓아가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1트로이온스에 종가 1842.40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3월20일 1484.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4개월 사이 약 24%나 올랐다. 1트로이온스는 31.1034768g으로 약 8.3돈이다. 금 가격이 치솟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선언이다. 저금리 시대에 금만한 안전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Fed는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풍부한 유동성이 점차 실물시장으로 전이됨에 따라 리플레이션이 전망되는 점도 금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지만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은 가격은 금을 따라가고 있다. 같은 날 국제 은 가격은 1트로이온스에 21.50달러로 마감했다. 은 또한 3월20일 12.35달러였다. 계산해보면 4개월 동안 74%가량 상승한 셈이다. 은 가격이 1트로이온스당 20달러를 넘어선 것 자체가 4년 만이지만 이는 앞으로 더 상승할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은 가격은 금과 동일한 상승 요인들 뿐만 아니라 금과 은 가격 비율이 지난 10년 평균인 69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금보다 높은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리와 아연도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21일 구리 가격은 1t에 6513.00달러로 1년 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20일 4855.00달러에서 34%나 올랐다. 아연도 같은 기간 1t당 1880.00달러에서 2207.50달러로 17% 상승했다. 특히 구리의 경우 중국의 경기회복과 남미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생긴 점이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53%를 차지했다. 칠레와 페루 등 남미 지역은 구리정광 공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공급 부족과 중국에서의 안정적인 수요 흐름을 바탕으로 구리 가격은 1t당 5500~7000달러 밴드 내에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속 가격 상승으로 국내 금속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경우 아연 및 귀금속 가격 강세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납 제련과정에서 금, 은, 동을 얻어 이를 재판매한다. 박성봉 연구원은 "지난해 은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고려아연 매출총이익에서 은의 기여도가 14.6%까지 하락했지만 2011년 은 가격 대세 상승기에는 30%를 상회한 적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새로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리 가격 상승은 풍산과 LS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풍산은 동 및 합금 제품을 생산하는데 구리 가격이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실적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LS도 대부분 계열사들이 구리를 제품의 핵심 원료로 쓰고 있기 때문에 구리 가격 상승이 제품 판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속 및 광물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고려아연 주가는 2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전장 대비 8.40%(3만1000원) 상승한 40만원을 기록했다. 풍산과 LS도 각각 전거래일보다 11.50%(2600원), 8.07%(3300원) 오른 2만5200원, 4만4200원을 나타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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