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낮에는 'NO 마스크'..밤에는 '치맥'파티

김명순 2020. 7. 2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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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이번 여름은 예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생활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맞는 휴가철, 대표적인 휴가지인 해수욕장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전처럼 안전한 휴가를 즐길 순 있는 건지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되면 당연하다는 듯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해수욕장.

그런데!

[1월 20일 ] "우한 폐렴의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지난주 개장한 동해안의 경포대 해수욕장입니다.

시원한 바다는 예년과 같지만 해수욕장 풍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해변을 따라 설치된 울타리.

그 사이에 만들어진 지정 출입구에서 발열 검사 등을 거쳐야만 해수욕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QR코드 검색해주세요." "36.4도예요"

백사장을 빼곡 메웠던 파라솔은 2m씩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설치됐고, 샤워장이나 화장실 같은 다중이용 시설은 하루 세 차례 이상 소독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던 사람들, 올해만큼은 해외보다는 국내여행을 선택했는데요.

[피서객] "코로나19 때문에 해외까지는 생각 안 하고 국내에서 간단하게 좀 답답했던 게 풀리는 기분…"

조심하는 마음은 풀지 않았습니다.

바다에 들어가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은 사람도 있었는데요.

[피서객] "위험한 상황이기도 하고 사람도 많고 하니까요 아예 (마스크) 벗을 생각을 안 했어요"

[피서객] "불편하긴 한데 제 불편보다는 (코로나19) 잘 이겨내고 싶어서"

하지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두기와는 거리를 둔 모습.

물놀이 할 때를 빼고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지 지켜봤습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아 쓴 사람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입니다.

얼굴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마스크는 쓰지 않았습니다.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피서객] "먹기도 해야 되고 물에도 빠져야 되고 얘기도 해야 되는데 좀 무리인 것 같아요 마스크 쓰고 놀기에는…"

[피서객] "오픈된 장소에서는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이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불편합니다.

[경포대/해수욕장 아르바이트생] "많이 무섭죠 마스크를 안 쓰고 아무 데나 기침하거나 침 묻은 그거에 제가 닿는다고 생각하면 혹시 모르니까 불안하고 두렵고 하죠"

버려진 마스크도 큰 문제.

해가 진 후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백사장에 어둠이 내려앉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치맥으로 대표되는 야간 음주와 취식을 금지했지만, 삼삼오오 둘러앉아 술과 음식을 나눕니다.

역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해변은 거대한 야외 클럽 혹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는데요.

단속반이 제지하자 불만을 쏟아냅니다.

[피서객] "매년 먹는 것도 아니고 여름 한 철에 와서 먹는 건데 심하다고 생각해요."

[피서객] "자유를 뺏는 느낌이잖아요 (어차피) 안 걸릴 사람은 안 걸리고 걸릴 사람은 걸리니까"

적반하장, 억지 주장까지 나오는데요,

[피서객] "애초에 다 여기 오면 안 됐어요 물놀이도 그건 안 막으면서 이건 막는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피서객] "금연하라고 하면서 담배 파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전국의 다른 대형 해수욕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은 코로나19 여파에, 야간 단속까지 하는 탓에 피서객이 줄었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경포대 해수욕장 인근 상인] "그만큼 손님이 덜 와요. 술을 못 먹게 하면 그만큼 경포에 덜 와요"

[경포대 해수욕장 인근 상인] "원래 이 시간 되면 꽉꽉 차야 하는데 집집마다 텅텅 비었잖아요"

올해 전국의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특히 경포대 등 대형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크게 줄었는데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피서객이 급증할 수 있는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비롯해 해수욕장 곳곳엔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불편하더라도 안전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선 방역 시스템 재점검과 나의 즐거움뿐 아니라 모두를 생각하는 배려가 절실해 보입니다.

김명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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