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일부, 황장엽 설립 北인권단체 등 사무검사.. "표적조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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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등록된 비영리법인들이 설립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조사 대상에 탈북민들에게 상징적인 존재인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설립한 단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태영호 의원은 "통일부가 앞장서 대북전단살포 탈북자단체 2곳의 법인등록을 취소하고 단체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를 밀어붙이는 행위를 보면 북한인권법이 아니라 한국인권법부터 만들어야 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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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목적 맞는 활동하는지 확인"
탈북단체들 "자금줄 자르려는 것"
유엔 北인권보고관 "압박 우려"
본보가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통일부의 사무검사 대상 비영리법인 25곳 명단에는 황 전 비서가 1999년과 2007년 설립한 탈북자 단체 ‘탈북자 동지회’와 ‘북한민주화위원회’가 포함됐다. 이들은 북한을 비판하면서 대북 인권 활동을 지속해 왔다. 사무검사 대상에는 최근까지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보내온 겨레얼통일연대도 포함됐다.
통일부는 지난달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하자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이어 통일부에 등록된 비영리법인 432곳 가운데 북한 인권과 탈북민 정착 지원 관련 법인 25곳을 콕 집어 사무검사에 착수했다. 이뿐만 아니라 법인이 아닌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에 대해서도 등록 요건을 충족하는지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64곳도 모두 북한 인권과 탈북자 정착 지원 관련 단체들이다.
통일부는 해당 법인들이 법인 운영 실적 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자료가 불충분해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북한인권시민연합 등 15개 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사무검사를 거부한다. 북한 인권,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만들기인 부당한 표적 검사를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그동안 성실하게 통일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해 왔다”면서 “이번 조사의 목적은 정부 입맛에 맞지 않은 단체들의 자금줄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여상 북한정보인권센터 소장은 “통일부가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대북 지원, 통일교육 단체는 놔두고 북한 인권, 탈북민 정착지원 단체만 대상으로 삼았다”며 “탈북자 단체들 사이에서 통일부가 아니라 평양에서 하는 표적 조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태영호 의원은 “통일부가 앞장서 대북전단살포 탈북자단체 2곳의 법인등록을 취소하고 단체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를 밀어붙이는 행위를 보면 북한인권법이 아니라 한국인권법부터 만들어야 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인권 단체와 탈북민 단체에 취한 움직임은 확실히 만족스럽지 못하고 우려된다”며 한국 정부에 사무검사 관련 설명 자료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대대적 탈북자 단체 조사가 정부, 유엔 간 갈등으로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탈북민들에게 압박과 압력을 가하기보다 안전과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 등 국제사회에 정부 입장을 충실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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