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포대의 두 얼굴..낮엔 '안심 방역' 밤엔 '난장판'

김경목 2020. 7.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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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해수욕장의 감염병 대책은 주·야간이 매우 대조적이었다.

주간은 비교적 감시망이 촘촘해 안전해 보였지만 야간은 매우 위험해 보였다.

강릉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방역요원 근무시간을 24일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하고 24일 오후 8시부터 행정공무원·경찰관·자율방범대 등 50여명의 단속반을 투입해 야간 음주·취식 시 최대 벌금 300만원까지 25일부터 부과하는 단속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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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1.5km 철제펜스 방역게이트 통과해야
피서객들 대부분 마스크 착용..드론 띄워 감시
밤이 되면 돌변, 백사장 전체가 새벽까지 술판
오후 7시이후 음주·취식 금지 행정명령 '말뿐'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해수욕장 개장 첫날인 17일 오후 방역요원이 강원 강릉시 안현동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방역 게이트에서 어린이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20.07.17.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강릉 경포해수욕장의 감염병 대책은 주·야간이 매우 대조적이었다.

주간은 비교적 감시망이 촘촘해 안전해 보였지만 야간은 매우 위험해 보였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도입한 해수욕장 내 예방 대책이 과연 안전할지 5일간 살펴봤다.

개장일이었던 지난 17일 경포해수욕장은 마치 지붕 없는 대형 워터파크 같았다.

가로 182㎝ 세로 141㎝의 철제 펜스 774개가 해수욕장 산책로 1.5㎞를 따라 촘촘히 설치돼 장벽처럼 느껴졌다.

해수욕장에 입장하려면 중앙통로 좌우측에 한 개씩 천막으로 설치된 방역 게이트를 통과해야 했다.

2인 1조의 방역요원들은 피서객들에게 포털사이트 N사를 통해 QR코드(전자출입명부)를 내려받은 다음 등록 절차를 거치도록 안내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자출입명부 등록이 어려우면 종이명부에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했다.

이어 발열 확인을 거쳐 정상일 경우에 한해 파란색 코로나19 안심밴드를 손목에 걸어주고 입장하게 했다.

손목밴드의 색깔은 매일 바뀐다. 코로나19 감시망이 그만큼 촘촘하게 짜여졌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취재 기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방역 게이트에 줄을 선 피서객을 목격하진 못했다.

마스크 착용이 피서지에서조차 일상화 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라솔의 위치는 예년과 달리 2m 간격을 두고 설치됐다. 코로나19 방역의 안심·안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방역 게이트에서는 거리두기 2m 최소 1m 간격을 두고 줄을 서야 하는 방역수칙이 지켜지진 않았다.

피서객들은 더운 날씨에 줄을 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게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강릉시는 이밖에도 드론을 띄워 방역수칙 위험성이 확인되면 드론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해 안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형 해수욕장 야간 음주·취식행위 금지 집합제한 행정명령' 시행을 6일 앞둔 19일 새벽 강릉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해변에서 헌팅족들이 음주·취식행위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음주 행위를 드론으로 포착한 모습. 2020.07.19. photo31@newsis.com


위험은 밤에 도사리고 있었다.

개장 첫 주말인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수천 명의 헌팅족과 피서객들이 모여들었다.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해수욕장에서의 야간 음주·취식행위 금지 집합제한 행정명령'계도·홍보기간 탓인지 백사장에 모여 앉아 술을 먹는 행위에 대해 주저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리듬의 음악까지 어우러지면 지붕 없는 대형 워터파크는 지붕 없는 헌팅포차나 클럽이 됐다.

개장한 지 사흘째 날 밤이 되자 마스크조차 쓰지 않는 사람들이 전날 밤보다 부쩍 늘어난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 5월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떠올랐다.

3밀 중 밀폐만 해당되지 않을 뿐 밀집·밀접의 이태원 클럽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날이 밝아오자 술에 취한 헌팅족 등은 썰물처럼 숙박시설로 돌아갔다.

강릉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방역요원 근무시간을 24일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하고 24일 오후 8시부터 행정공무원·경찰관·자율방범대 등 50여명의 단속반을 투입해 야간 음주·취식 시 최대 벌금 300만원까지 25일부터 부과하는 단속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hoto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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