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20명에게 고충 호소"..돌아온 건 "예뻐서 그랬겠지"

이세중 2020. 7. 23. 06: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이 지난주에 이어 어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피해자 측은 4년간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서울시가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서울시가 제대로 조사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해자 측은 성폭력 피해를 알리며 도움을 구한 서울시 직원만 스무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재련/피해자 변호사 : "부서 이동을 하기 전에 17명, 부서 이동을 한 후에 3명. 더 책임 있는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인사 담당자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이들에게 박 전 시장이 보낸 문자를 보여주며 부서를 옮겨달라고 고충을 호소했지만, '예뻐서 그랬겠지'라거나 '인사이동은 시장에게 직접 허락받으라'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비서실을 떠난 뒤에도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줄 테니 다시 비서실로 와달라"는 회유까지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조직적인 성추행 방조 행위라는 게 피해자 측의 판단입니다.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 "박원순 전 시장의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권력에 의해 은폐, 비호, 지속된 조직적 범죄라는 것입니다."]

고소 이후 서울시 측의 대응으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수십만 명의 반대에도 기관장으로 치러진 장례는 피고소인의 위력을 다시 확인시켜 피해자를 위축시켰다는 겁니다.

'몰랐다'고 대응하는 역대 비서실장들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의 진술을 부정하는 것" 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최선이라며 다음 주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독립기구의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제기한 문제가 제대로 밝혀지고, 개선 방향이 권고되길 바랍니다."]

한편 경찰이 서울시 직원들의 방조 의혹 수사를 위해 시청 청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채상우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