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쇼핑몰·터미널 등 모든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화

美 등 고위험 국가서 온 사람, 건강확인서 제출해야
보건장관 "상황에 따라 '봉쇄령' 검토할 수 있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비상이 걸린 홍콩 정부가 모든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강화에 나섰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부터 홍콩에서는 쇼핑몰, 슈퍼마켓, 버스 환승장, 공항 터미널 등 모든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5천 홍콩달러(약 77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미국, 카자흐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에서 홍콩으로 오려면 항공기 탑승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이들 지역에서 홍콩에 온 사람은 입경 후 자택이 아닌 호텔에서 격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홍콩에서는 감염자를 수용할 병상 부족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등을 격리하던 시설을 개조해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달 초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홍콩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심각해져 비상이 걸렸다.

전날 홍콩에서는 113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2천131명으로 늘었다. 이는 일일 확진자 발생 기록 중 최대 규모이다.

전날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105명이 지역 감염이었으며, 지역 감염자 가운데 63명은 전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식당, 병원, 요양원 등에서 집단 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홍콩 보건장관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봉쇄령'을 내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소피아 찬 보건장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더욱 엄격한 조처를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봉쇄령 단행 여부는 전반적인 상황에 달려 있으며, 우리는 해외 사례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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