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개선된 중국의 '코로나 역설' 사망자 많은 미국엔 없었다

강찬수 2020. 7. 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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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거리. 외출 제한으로 거리가 한산하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 제한 조처가 내려졌던 미국에서도 대기오염 감소로 인한 사망자가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에서 나타났던 '코로나의 역설'이 미국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의 역설'은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대기 질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대기오염 조기 사망 감소가 코로나19 사망자를 웃도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경우 지난 1~2월 도시 봉쇄 때 전국적으로 8900명 이상의 대기오염 조기 사망이 준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사망자 4600여 명을 뛰어넘는다.


캘리포니아 오염 사망자 483명 감소

지난 3월 21일 미국 시카고 중심 거리인 컬럼버스 드라이브가 외출제한 조처로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미 예일대 환경대학원 연구팀은 22일(현지 시각) '종합 환경 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지난 3월 코로나19로 외출 제한(stay-at-home) 조처가 내려졌던 캘리포니아 지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당 4.2㎍(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감소했고, 이어 따라 캘리포니아 도시지역의 대기오염 관련 사망자가 483명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외출 제한 등 방역 조치 발령 전 30일 동안과 조치 발령 후 30일 동안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했고, 다시 2017~2019년의 대기오염도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계산했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관련 수식에 대입해 줄어든 대기오염 관련 사망자 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이 캘리포니아 등 8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DC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펜실베이니아·텍사스·워싱턴 등 3개 주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거의 동일하거나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5개 주와 워싱턴DC는 ㎥당 0.25㎍(메릴랜드 주)~4.2㎍(캘리포니아 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3~45.1% 줄어든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3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심장·폐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207명,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 69명, 폐암 사망자 20명 등 483명의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또, 0.5㎍/㎥가 개선된 플로리다 주는 35명, 0.57㎍/㎥가 개선된 뉴욕 주는 30명, 0.59㎍/㎥가 줄어든 매사추세츠 주는 15명 등의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0.39㎍/㎥ 개선된 워싱턴DC는 1명의 사망자가 주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자 계산은 실외 대기오염도를 바탕으로 하는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실내 생활이 많아지는 데다 취사 등으로 실내 공기가 더 오염될 수도 있어 실제로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외출 제한 조치 등으로 오염물질의 조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장기간 조사가 아닌 한 달간의 오염도 변화만 반영한 것은 이번 연구의 한계지만, 과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보듯이 짧은 기간 오염 감소에도 조기 사망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망자 中보다 훨씬 많아

지난 1월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남쪽 치안먼(前門) 근처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이 근무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줄어 하늘은 맑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이 분석한 중국의 이산화질소 오염도. 왼쪽은 지난 1월 1~20일, 오른쪽은 코로나19로 봉쇄가 진행된 2월 10~25일 상황. 오른쪽을 보면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기오염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자료:NASA

한편,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 개선으로 줄어든 사망자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를 크게 웃돌아 '코로나의 역설'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대기오염 개선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된 사망자 수를 압도했다.

23일 현재 존 홉킨스 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23일 현재 캘리포니아 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7924명이며, 플로리다 5345명, 뉴욕 3만 2526명, 매사추세츠 8468명, 워싱턴 DC 1974명이다.

미국은 미세먼지 오염이 중국 만큼 심하지 않은 데다, 미국 전체 코로나19 사망자가 14만3190명으로 중국 4648명보다 훨씬 많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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