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참새에게 먹이 주지 마세요" 주민이 보호 호소문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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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는 23일 오후 강원 춘천시의 한 개천 인근에는 비옷 차림의 사진가들이 커다란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고 흰 참새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한 주민이 붙인 것으로 알려진 이 종이는 흰 참새를 찍으러 전국에서 모여드는 사진가들을 향한 호소였다.
하지만 원하는 배경에서 편히 새를 촬영하려는 일부 사진가가 들깨, 좁쌀 등 모이를 커다란 바위 위에 잔뜩 뿌려 흰 참새를 유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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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장맛비가 내리는 23일 오후 강원 춘천시의 한 개천 인근에는 비옷 차림의 사진가들이 커다란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고 흰 참새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흰 참새가 종종 내려앉는 바위 등에는 며칠 전에는 보지 못했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안내문보다는 호소문에 가까웠다.
비에 젖을까 코팅된 A4용지에는 "하얀 참새에게 먹이 좀 주지 마세요.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제발 그냥 좀 놔 주세요. 어린 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주민이 붙인 것으로 알려진 이 종이는 흰 참새를 찍으러 전국에서 모여드는 사진가들을 향한 호소였다.
이달 초 춘천시민에게 처음 포착된 흰 참새 2마리는 개울 주변 텃밭과 하천변, 주택 처마, 공원 숲 등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하지만 원하는 배경에서 편히 새를 촬영하려는 일부 사진가가 들깨, 좁쌀 등 모이를 커다란 바위 위에 잔뜩 뿌려 흰 참새를 유인했다.
사진가들의 욕심은 흰 참새에게 스트레스는 물론 위험까지 가져다줄 수 있는 행위다.
원래 흰 참새가 머물던 텃밭은 옥수수가 훤칠하게 자라 몸을 숨기거나 볕을 피할 곳이 많았지만, 모이를 놓아 유인하는 바위는 근처에 몸을 숨길 곳이 거의 없다.
게다가 일부 사진가들은 흰 참새가 날아다니는 곳을 토끼몰이하듯 쫓으며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이에 길조라 여겨지는 흰 참새를 아끼는 주민이 일부 사진가들의 이런 행태를 멈추기를 호소하는 글을 최근 바위 위에 붙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진가는 이를 비웃듯 여전히 모이를 뿌려 흰 참새를 유인했다.
모이를 먹고자 흰 참새가 날아들자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자연 그대로의 흰 참새를 담은 사진이 진짜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모이를 줘서 유인하고 이를 찍는 것은 땅에 떨어진 과자를 쪼아 먹는 비둘기를 찍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류 전문가들은 일부 사진가의 연출 행위가 새에게는 학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계에서는 본래 색과 다르게 흰색을 띤 동물의 출현을 돌연변이인 알비노(albino)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동물의 피부나 모발, 눈 등에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일종의 백화 현상이다.
본디 가져야 할 보호색이 아니기에 천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남궁대식 한국조류보호협회 사무총장은 "알비노 동물이 수명이 짧은 이유는 천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의 욕심으로 개활지로 흰 참새를 유인하는 것은 학대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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